노인요양시설 임차제도의 도입과 장기요양시장 금융화 쟁점과 과제 정책토론회- 국내외에서 모두 실패한 제도인 요양시설 임차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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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요양시설 임차제도의 도입과 장기요양시장 금융화 쟁점과 과제 정책토론회'를 28일 오전10시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김원이‧남인순‧서영석‧인재근‧정춘숙‧한정애의원,정의당 강은미의원,경실련의 공동주최와 비판과 대안을 위한 사회복지학회,한국노인복지학회의 공동 주관으로 행사가 진행됐다.
최근 윤석열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인요양시설의 임차 허용 등과 관련해,노인돌봄제도의 공공성 강화의 필요성과 시장화의 위험성을 진단하고 향후 과제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홍영준 상명대학교 가족복지학과 교수(비판과 대안을 위한 사회복지학회장)의 사회로 시작된 토론회는 주최 의원의 인사말을 거쳐 남현주 가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한국노인복지학회장)가 좌장을 맡았다.
첫 번째 발제자인 이미진 건국대 교수는“노인요양시설 임차허용의 위험:영국의Southern Cross사망사건의 교훈”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교수는 장기요양시설은 노인이 거주하는 주거공간이라는 점에서 안정성이 매우 중요하여 노인복지법상 시설 설치자는 토지와 건물을 소유하도록 규정한 것인데,임차허용제도가 도입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영국 요양시설에서 시장점유율1위였다가 파산한Southern Cross가 운영하였던Orchid View사례를 통해 예상했다.
Southern Cross사태는 노인요양시설750개 보유하고 있던 Southern Cross Healthcare(SCH)가 임차료 상승을 비롯한 재정위기로 인해2012년 갑작스럽게 파산하면서 입소자3만 명의 돌봄 위기와27명의 학대피해자와 방임 관련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사건을 말한다.입소 노인의 학대와 주거권 훼손 문제가 심각했지만SCH는 소유구조 및 관리체계가 복잡해 법적 책임도 지지 않아 그 피해가 시설 이용자에게 그대로 전가된 점을 우려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권현정 영산대학교 교수는“한국 장기요양시장의 금융화에 대한 탐색”을 주제로 발표했다.
권교수는 한국의 장기요양서비스가 영리 위주의 민간기관 공급이 증가하고,최근에는 밴처캐피탈(VC/PE)장기요양기관이 시장지배력을 키워가고 있는데,현 정부의 장기요양시장에 대한 대규모 민간자본의 투입은 수요창출과 서비스의 다양성이라는 장점과 동시에 소유구조 및 투자자본의 투명성 및 서비스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있다고 밝혔다.또한 사회서비스 고도화라는 명목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민간자본을 투입하고 기술력을 가진 혁신기업을 육성하는 방안은 서구국가의 시행착오를 답습하는 길이며 부작용이 큰 노인돌봄의 금융화를 가속시킬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권교수는 서구의 사례에서PE(사모펀드)/VC(벤처캐피탈)소유 장기요양기관은 재무관리에서 상당한 금액이 부채상환을 위해 추출되고 상대적으로 직원임금에 소홀하다는 사실을 발견하였고PE/VC장기요양기관이 공보험인 장기요양보험 가입자와 이용자보다 투자자의 이익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정 토론은 정부,학계와 산업계,시민사회 관계자 등6명으로 진행됐다.
김성용 가천대학교 사회정책대학원 교수는 부동산학 관점에서 임차를 통해 시설을 설치‧운영하는 것은 소유에 비해 사업자의 비용 발생이 크다며 부동산 가격이 높은 지역의 임차허용에 따른 자본 주체의 투자 유치보다는 소유방식의 투자를 제언했다.구체적인 방식으로는 정부와 지자체 및 민간업체가 수도권에 증가하는 빈집을 조사하고 매입하여‘제3섹터’방식으로 개발할 것을 제안했다.
정찬미 전국요양보호사총연합회(준)공동대표는 노인을 상품화하는 요양시설 임차허용을 적극 반대하며 정부가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정대표는 현재도 민간요양시설의 경우 부정한 방법으로 운영하다 적발되면 폐업신고를 하고 다른 명의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임대가 가능해지면 기관의 난립과 폐업이 훨씬 잦아질 것으로 우려했다.보험사는 임대를 통해 프렌차이즈 시설을 만들고 보험상품을 끼워 팔텐데 보험상품 가입 여부에 따라 노인 간 생활의 질이 결정되는 문제도 발생할 것이며,잦은 폐업으로 인한 요양보호사들의 권리보장도 훼손될 것이라 지적했다.
이형길 한국노인복지중앙회 부회장은 임대허용을 위해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는 것이 시의적절한 지에 대한 의문을 표했다.임대가 허용된 과거에도 높은 임대료로 인해 서울에는 노인요양시설이 부족했고 포항인덕요양화재 사건을 계기로 임차를 금지했는데,그 당시와 지금이 달라지지 않았다면 개정 번복을 통한 임대허용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이부회장은 재가방문요양기관과 달리 시설서비스는 연계된 부수입을 통해 수입으로 보전할 수 없어 시설 자체 지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수익 및 임대비를 극대화할 가능성이 높아 서비스질의 하락 및 이직 정도가 심할 것이라 주장했다.비급여 인상 및 강요가 일어나 양극화 및 상대적 박탈감도 심화될 것이라 우려했다.
남은경 경실련 사회정책국장은 임차 노인요양시설 허용은 윤석열정부의 복지 시장화‧산업화의 신호탄이라 비판했다.입소자의 주거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낮춤으로써 시설 간 과도한 이윤경쟁과 서비스비용의 전반적 인상까지 초래한다는 지적이다.이는 국민이 아닌 자본과 기업,부유층 등 일부를 위한 복지산업화 전략이며 보편적 체계로 혁신하겠다는 국정과제에 역행하는 것이라 밝혔다.기관에 대한 평가에 근거한 지원과 퇴출방안 마련,기관 운영의 투명성 및 건전성 개선,농어촌 등 지역 간 불균형 해소를 위한 공공시설 확충을 노인장기요양제도의 시급한 과제로 제시했다.
장숙랑 중앙대학교 간호학과 교수(한국건강형평성학회장)는 건강을 어떻게 돌볼 것이냐의 원칙은 국외 및 국내가 모두 동일하다는 점을 강조하며,임차 허용으로 시설 난립을 방치하는 것보다 장기요양시설의 질적 수준을 제고하고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 주장했다.짧은 기간에 이윤을 추구하는 요양시설의 경우 욕창발생율,병원입원율 등 질적 수준 하락이 더 눈에 띌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이에 따라 외국에서는 시설이 난립하고 폐업하지 않도록 규제정책을 펴고 있는데,우리나라에서는 오히려 완화한다며 현 정부의 섣부른 임차허용 추진에 우려를 표했다.
임동민 보건복지부 요양보험운영과장은7월 및8월 공급 확충 방안으로서 밝혔던 요양시설 임차허용에 대한 각계각층의 우려 의견을 새기고 있다면서 외국의 사례 및 현장의 목소리를 참고하여 제도를 보완해나갈 예정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