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애플의 일부 제품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해 수입을 금지해야 한다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과 관련, "실망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애플의 일부 제품에 대해 삼성 특허를 침해한 혐의로 내린 수입금지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ITC 권고를 받아들일지를 결정했다. 마이클 프로먼 USTR 대표는 "특허 보유자에 '과도한 레버리지'를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며 "애플 기기 수입금지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애플이 우리 특허를 침해하고 라이선스 협상에 성실히 임하지 않았음을 인정한 ITC의 최종 판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어 "ITC의 결정은 삼성이 협의 과정에서 신뢰를 보여주었으며 애플은 특허 사용 허가를 획득할 의지가 없음을 정확히 인식한 결과였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행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즉각 항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관련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의 특허권 보호를 위해 모든 법적인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애플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애플측은 "삼성은 특허제도를 남용하는 잘못을 저질렀다"며 "이는 정부가 제조업의 여건 개선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애플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어려워졌다. 양측은 지난해말부터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2월 협상 타결 직전까지 갔으나 막판 이견을 조율하지 못하고 결렬됐다가 ITC가 아이폰 수입 금지 판정을 내린 6월 협상이 재개됐다.
아울러 ITC가 오는 9일 최종 판정을 내릴 삼성의 애플 특허 침해 건에 대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ITC가 특허 침해 판정을 내리면 삼성의 갤럭시S와 S2, 넥서스, 갤럭시탭의 미국 수입이 금지된다. 비록 이들 모델은 구형이어서 삼성에 실질적인 타격을 주지는 않겠지만 애플과의 특허전에서 수세에 몰리기 때문에 삼성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