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1일 국정원 정치개입 수사 방해 논란과 관련해 황교안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해임건의안과 재정신청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황교안 장관의 적법하지 않은 검찰 수사개입과 관련해 민주당은 황 장관 해임건의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기소할 때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지 않을 경우 재정신청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이미 보름전에 원세훈 전 원장과 김용판 전 청장에 대해 선거법 위반을 적용해 구속수사키로 결론을 냈다고 하는데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다. 국민은 온당치 않은 힘이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아울러 "황교안 장관은 원세훈 전 원장에 대한 검찰의 영장 청구 요구를 묵살하고 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에도 사실상 재검토를 주문해왔다. 이는 스스로 법과 원칙을 저버린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한길 대표는 또 "정부와 여당은 수사가 진행될 경우 대선의 정당성이 훼손될까 우려하는 듯하지만 오히려 국정원 대선개입과 경찰의 은폐 의혹을 국기문란으로 보고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보장하는 것이 정당성을 확보하는 길"이라고 충고했다.
이어 "어제는 6.10민주항쟁 26주년이었다. 국민의 피와 눈물로 쟁취한 민주주의, 여기서 결코 후퇴할 수 없다"면서 기자회견을 끝맺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나선 신경민 최고위원은 "이미 황 장관은 검찰과 15일 넘게 대치해왔고 해임건의안 제출 요건은 충족됐다"며 "다만 검찰의 최종 결론을 기다리고 있다. 결론이 나오는 대로 수사결과가 나오면 이에 대해 앞서 소개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용판 전 청장과 관련해서도 "김용판 전 청장도 중요하다. 원세훈 전 원장도 물론 중대한 국사범에 해당하지만 김용판 전 청장도 중범죄를 저질렀다. 두 사람의 신병처리를 비슷한 수준으로 하는지 결정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곽상도 민정수석이 검찰 수사 개입 의혹을 부인하는 데 대해선 "곽상도 수석과 검찰의 반응은 이미 예상했다.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놀랍거나 새롭지 않다"며 "대포폰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곽상도 수석은 핸드폰 기록을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한편, 장관에 대한 해임결의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과반수 찬성을 얻으면 대통령에게 전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