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발 재정위기와 국내 부동산 경기침체 지속 등 어려운 경제환경으로 인해 국내 건설업계는 지난해 최악의 1년을 보냈다. 이에 건설사 CEO들은 기존 덕담 수준에 머물렀던 신년사를 벗어나 올해엔 글로벌 일류기업에 초점을 맞추어 세계 건설시장에서 도약하겠다는 결연한 다짐을 알렸다. 올해 국내 건설업계의 신년 화두도 역시 ‘글로벌’과 ‘성장’으로 압축되었다.
기술 디자인 마케팅 서비스 등 핵심 역량과 설계·구매·시공·관리 기능 강화 단순 도급시공에서 벗어나 복합개발 금융동반 등 광대역 산업으로 변모해야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 CEO들은 신년사를 통해 해외시장 강화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미래비전을 제시했다. 우선 현대건설은 지난해 6월 현대기아차그룹에 인수된 직후 ‘비전 2015’을 내세우며 “글로벌 건설사 도약을 위해 기술, 디자인 마케팅, 서비스 등 핵심 역량과 EPCM(설계·구매·시공·관리) 기능 강화”를 강조했다. 자율경쟁 체제에서 그룹 계열사로 바뀐 현대건설은 지난달 중순 정수현 현대건설 총괄사장 승진으로 해외영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건설에서만 30년 이상 근무한 정 사장이 불투명한 해외건설 시장에서 어떤 위력을 발휘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다. 현대건설은 그동안 해외선진 건설회사들 처럼 단순 시공뿐만 아니라 엔지니어링 구매 금융 등 고부가가치 사업에 주력하는 새로운 미래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삼성물산 역시 글로벌 일류기업을 위해 올해에는 ‘창의와 혁신을 통한 새로운 도약’을 방침으로 세웠다. 정연주 삼성물산 건설부문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유럽 재정위기와 선진국 경기침체로 전반적 저성장과 투자위축이 전망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경쟁력을 높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더 많이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이어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다양한 비지니스 모델 창출과 국가의 밸류를 높일 수 있는 차별화된 솔루션 제공, 글로벌 우수 인재 조기확보, 마지막으로 학습과 소통, 상호 존중과 협업, 도전 등의 조기 정착으로 ‘삼성건설만의 좋은 DNA’를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수익성 창출 어떻게? 대우건설은 올해 화두로 새로운 사업기회를 확보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건설산업 융합의 선두주자로 정했다. 서종욱 사장은 “글로벌 E&C 리더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과거 건설산업의 관행적 패러다임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며 “우선 세계화를 통해 거점지역에서의 시장 지배력을 확대 강화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동남아시아 남부아프리카 남미 등 신규시장 진출을 통한 시장 다변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사장은 계획 달성을 위해 ‘전사적 영업집중’을 통한 외형적 성장기조를 유지하며 ‘총체적 리스크관리’를 통한 원가혁신 추진, 현재 진행중인 ‘통합공사관리시스템 구축’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1년에 중동, 북아프리카의 민주화사태로 인해 주력시장인 리비아에서 긴급 철수를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같은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대우건설은 2011년 새로운 KDB 체제 하에서 국내 공공부문에서 업계 1위의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민간 부문에서는 최다 주택 공급실적을 보였으며 기존의 미분양을 크게 해소하였고 소형 주거상품 개발을 통해 틈새시장을 선도하는 양적, 기술적 성과를 거두었다. 해외부문에서는 수주 50억 달러 돌파의 성과를 거두면서 중동 최대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입하는 등 해외진출 시장 다변화를 통해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외형적 성장기조의 초석을 마련하였다. 또한 원가 혁신 및 리스크 관리 시스템 구축 등 내실경영 정착을 통해 5.5%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성공적인 경영실적 턴어라운드를 실현한 한 해였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수주의 45%, 매출의 40% 이상을 해외에서 달성하고 2015년에는 수주의 55%, 매출의 50% 이상을 해외시장에서 시현할 수 있도록 중장기 경영목표를 수립하는 등 해외시장 공략을 가속화해 나갈 예정이다. 글로벌화가 관건 GS건설은 ‘Vision 2020 선포식’을 통해 글로벌 건설기업으로의 비전을 제시했다. 허명수 사장은 “GS건설 Vision 2020의 핵심 키워드는 글로벌화”라고 강조하며 “2020년까지 해외사업부문 비중을 70%까지 늘려 수주 35조원 매출 27조원 영업이익 2조원의 글로벌 건설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이는 2010년 기준 매출 8조 수주 14조 영업이익 0.6조에 비해 양적 질적 성장을 3~4배 가량 이뤄내겠다는 의미다. 허 사장은 “외국인 임원·관리자를 확대하고 M&A 등을 통한 외부적인 성장을 병행해야 한다”며 “글로벌화를 위해 해외 사업 비중을 현재 28%에서 70%까지 확대하면서 임직원을 외국인을 포함한 글로벌 인재들로 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중점추진 과제로 월드클래스(World Class) 공종을 보유한 플랜트·발전·환경 사업 , 부동산 개발, 인프라 민간투자 등 수익중심의 개발사업, 육상 플랜트(Onshore)와 시너지를 갖는 해상 플랜트(Offshore) 사업 등 지속가능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기반이 될 3대 핵심 성장 축을 제시했다. GS건설은 비전 2020 수립 원년인 2012년에는 신성장 동력사업인 해수담수화, LNG액화, 발전 등의 조기 주력사업화를 위한 드라이브를 더욱 가속화 해 나갈 예정이며, 이의 실효성 있는 추진을 위해 M&A 등 5000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대림산업은 급변하는 사업환경에 대비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민첩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스마트 대림’과 ‘그린 대림’을 강조했다. 김윤 부사장은 “올해에도 마케팅 중심의 경쟁우위 창출을 전략방향으로 설정하고 창업주의 철학인 투명경영·정도경영을 굳건히 지켜 깨끗하고 투명한 기업문화를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국내 건설시장은 공공부문의 경우 발주 규모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할하고 SOC 부문 국가예산도 전년 대비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건설 시장은 중동과 북아프리카 사태가 안정되면서 다소 발주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중국 일본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자국 업체에 대한 발주 가능성도 높아 공사 물량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확보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따라서 건설산업은 과거의 단순 도급시공 위주에서 벗어나 복합개발, 금융동반 등 광대역(Wide Spectrum Area) 산업으로 변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희정 기자 penmoim@sisakorea.kr <저작권자 ⓒ 시사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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