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많이 팔렸다고 좋아만 할 게 아니다. 산업 전체가 바뀌고 있다. 상황이 심각하다. 대한민국도 정부를 중심으로 산·학·연 콜라보레이션(협업)을 새롭게 해야 한다.” 세계 최대 전자산업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를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현장에서 지켜본 한 국내 대기업 최고경영자는 1년여 전 이렇게 토로했다. ‘충격, 경이, 전율’로 표현되는 감상이다. 예컨대 CES에서 중국기업들은 반도체를 사가서 사물인터넷(IoT), 빅 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전 분야에 걸쳐 더 많은 가치를 만들고, 만들겠디는 의지가 상상을 초월했다는 것이다.
집에서 업무 처리 ‘텔레워킹 도시’
컴퓨터 연결망이 인간의 신경망처럼 도시 구석구석까지 연결된 도시를 뜻하는 스마트 시티 등을 구현하고 있음이다. 컴퓨터 기술의 발달로 도시 구성원 간 네트워크가 완벽하게 갖춰져 있고 교통망이 거미줄처럼 효율적으로 짜여 진 것이 특징이다. 사무실에 나가지 않고도 집에서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텔레워킹(teleworking)이 일반화된 도시이기도 하다. 미래학자들은 오래전부터 21세기의 새로운 도시 유형으로 스마트 도시를 꿈꿔왔다. 그 꿈의 스마트 도시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비대면 사회의 ‘새물결’은 생각보다 빨리 다가왔다. 이미 집안의 모든 기기들이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으로 연결돼 스스로 움직이는 시대인 스마트 홈을 연 바 있다. 스마트 시티는 가정단위의 사물기기와 인공지능을 도시단위로 끌어내 거대한 도시가 자율로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과제는 중앙정부와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지역 및 주민 구성원의 특성을 고려한 스마트 시티 건설이 긴요하다는 점이다. 마침 경기도가 제조·의료 등 산업분야에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기술을 적극 도입하기 위해 올해 처음 추진한 ‘VR/AR 융합 비즈니스 모델 상용화 지원사업’에 참여한 한 기업이 CES 2021 최고 혁신상을 수상하는 등 다양한 성과를 거둬 주목되고 있다. 경기도는 4차산업혁명의 주요 기술 중 하나인 가상/증강현실 정책을 기존 ‘콘텐츠’ 중심에서 ‘산업화’ 중심으로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지난 6월 5개 기업을 선발해 5억7천만 원을 투입했다. 지원기업 중 엠투에스(M2S)의 눈 건강 솔루션인 ‘브이알오알 아이 닥터(VROR EYE Dr)’는 세계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21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얻었다. 엠투에스에서 개발한 ‘브이알오알 아이 닥터(VROR EYE Dr)’는 VR 헤드셋의 눈추적 센서와 인공지능 분석 알고리즘을 활용해 10가지 안과 측정과 케어서비스를 제공하는 제품으로, ‘건강&웰니스’ 제품군에서 글로벌 IT기업과 경쟁해 당당히 세계 최고 제품으로 인정받았다. CES 혁신상은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 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가 매년 1월 개최하는 CES 개최에 앞서, 28개 부문에서 전 세계 소비자 기술 제품 중 뛰어난 기술과 혁신을 이룬 제품에 수여되는 상으로, 각 부문별 최고점수를 얻은 1개 제품에게 ‘최고혁신상’을 수여한다.
변화에 두려움 없는 진취적 도전
과제가 적잖다. 중앙·지방정부, 기업을 이끄는 지도자의 혜안과 리더십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경쟁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마냥 새로운 변화에 대해 두려워하며 현실과 기득권에 안주해선 안 된다.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진취적인 도전을 이끄는 리더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의 기회는 현실로 구현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소프트웨어, 특히 ‘최고의 소프트웨어’는 괴짜(geek)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경험적 사례를 눈여겨봐야겠다. 그들은 넘치는 자유 의지, 자신의 관심사에 대한 엄청난 집착, 기존 질서에 대한 강한 저항정신을 가진 사람들이다. 결국 우리 사회가 그런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문화와 환경을 갖추지 않고서 소프트웨어 산업을 성공시키는 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기업인 등의 의지를 옥죄는 과도한 법과 제도 정비가 긴요하다.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시대에는 발 빠르게 대처해 세계 10위권까지 도약했던 한국경제의 추동력을 다시 살려야겠다. ‘논어’는 이렇게 교훈을 주고 있다. “지나간 일은 되돌릴 수 없으나 앞으로의 일은 오히려 좇아갈 수 있다.(往者不可諫 來者猶可追)” 황종택·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시사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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