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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글로벌 물류기업 날개다나

대한통운 인수전 우여곡절 끝에 CJ 판정승

김희정 기자 | 기사입력 2011/07/05 [10:29]

CJ 글로벌 물류기업 날개다나

대한통운 인수전 우여곡절 끝에 CJ 판정승

김희정 기자 | 입력 : 2011/07/05 [10:29]
CJ그룹이 우여곡절 끝에 포스코를 제치고 대한통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대한통운 공동매각주간사인 한국산업은행과 노무라금융투자주식회사는 28일 오후 본입찰 제안서 평가 결과 CJ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포스코컨소시엄을 예비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며 7월 중 CJ와 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     ©운영자

CJ, 식품&식품서비스·생명공학엔터테인먼트&미디어·신유통 등 4대 사업군 주력

대한통운 물류센터 같은 하드웨어 부분…CJ GLS 운송 소프트웨어 부분에 강점


CJ가 막판까지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던 포스코를 제친 배경은 인수금액에 있다. CJ는 계량평가(가격) 75점과 비계량평가(가격외 요인) 25점이 배정된 이번 평가에서 계량평가 부분에서만 8점 이상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은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주당 20만5000원 안팎의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하며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이는 당초 시장에서 예상한 17만원대를 훌쩍 넘어선 수준이다. 유력한 대한통운 인수후보로 거론됐던 포스코-삼성SDS 컨소시엄의 19만원대보다도 높다.

이는 지난 6월 27일 대한통운 종가 13만500원 대비 무려 60%에 가까운 경영권 프리미엄을 부여한 것이다. 이 가격으로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이 각각 보유한 대한통운 지분 18.98%, 18.62% 등 총 37.6%만 인수해도 약 1조8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든다.

여기에 CJ그룹은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한 대한통운 지분 9.6% 가운데 일부도 인수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FI 지분 중 일부도 인수한다면 총 인수대금은 2조원에 육박할 수도 있다.

막판 과감한 베팅 왜?

CJ가 막판에 과감한 베팅에 나선 데는 인수전 막판에 불거진 삼성과의 갈등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CJ는 본입찰 마감일을 나흘 앞둔 지난 23일 삼성SDS가 경쟁자인 포스코컨소시엄에 지분 4.99% 비율로 참여하면서 CJ쪽 자문사인 삼성증권과 계약을 해지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이는 범삼성가에 속하는 삼성그룹과 CJ그룹 사이의 갈등으로 치닫기도 했다.

CJ측은 삼성SDS의 포스코 컨소시엄 참여 이후 ‘삼성의 CJ죽이기’라고 한때 거칠게 비난했다. CJ그룹은 26일 CJ와의 인수자문 계약을 철회한 삼성증권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강경 입장을 밝혔다. CJ그룹은 대한통운 인수전에 나설 때부터 삼성증권을 인수자문사로 선정하고 자문을 받아왔으며 지난 3월부터 대한통운의 인수가 산정이라든가 자금조달 계획, 인수후 계획 등 대한통운 인수 전략에 대해 깊이 논의해왔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시사코리아>를 포함한 언론사측에 일제히 배포했다.

삼성SDS가 포스코를 파트너로 하여 대한통운 인수에 참여할 것을 결정하자 삼성증권은 손실을 감수하고 CJ와의 계약을 포기했다. CJ는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증권이 CJ그룹에 손실을 끼쳤는지 여부는 (CJ그룹의 소송제기를 전제로) 법원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CJ는 “M&A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비도덕적인 삼성증권의 행태에 배신감을 느낀다”며 “이번 사태로 인한 유무형상의 손실에 대해 삼성증권측에 명백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J 관계자는 또 “삼성SDS의 지분 투자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등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없이 진행됐다고 믿을 수 없다”며 “삼성의 의도가 무엇인지 끝까지 추적해 밝혀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경제개혁연대 등도 삼성그룹과 CJ그룹 사이의 특수 관계를 감안할 때 삼성SDS와 삼성증권의 이례적 의사결정이 계열사 차원에서 독자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믿기는 어려운 것이 우리나라 재벌들의 지배구조의 현실이라는 논평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삼성은 조목 조목 해명에 나섰다. 삼성관계자는 “대한통운 인수와 관련해 삼성SDS가 포스코 컨소시엄에 참여한 것은 어디까지나 계열사 차원의 결정일 뿐 그룹의 조직적 관여는 전혀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삼성SDS가 이미 대한통운의 물류 IT 부문을 맡고 있고 첼로라는 강력한 물류 솔루션을 개발해 놓은 상태여서 비즈니스 차원의 판단을 내렸다는 것.

CJ측의 인수자문사를 맡았던 삼성증권으로부터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삼성증권이 CJ의 자문사를 맡고 있는 것은 그룹 수뇌부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김순택 미래전략실장도 지난 22일 금융계열사 사장단과 저녁 식사를 하다가 삼성증권이 CJ측 주관사로 참여한다는 사실을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으로부터 처음으로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SDS가 만약 포스코 아닌 CJ편을 들었다면 오히려 세간에선 삼성일가가 다 해먹는다고 할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삼성이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해명에 나서자 CJ는 신동휘 그룹 홍보실장(부사장)을 전격 교체하면서 봉합국면에 나섰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선 CJ가 이미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그룹을 공개 비난했는데 홍보실장 혼자의 판단으로 했을 리 없다며 CJ그룹이 사태수습을 위해 신 부사장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 CJ가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지나칠 정도로 통 큰 베팅을 한 것 자체가 이재현 회장이 삼성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물류부문 성장축 삼아

이번 인수전에는 CJ제일제당 외에도 CJ그룹의 물류 계열사인 CJ GLS도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CJ그룹이 약 1조8000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CJ GLS의 3월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6억원에 불과하고, 지난해 EBITDA(현금영업 이익)도 391억원에 그쳐 차입여력 역시 1600억원 수준에 그친다.

IB업계에서는 이번 인수에 참여한 CJ 계열사들이 향후 증자에 나설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하고 있다. 특히 CJ GLS의 경우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분 23.8%를 갖고 있다. 만약 증자에 나선다면 지분율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사재 투입이 불가피하다. 이런 시나리오가 가시화된다면 이재현 회장 입장에서는 이번 대한통운 입찰에 사재 출연까지 감수하는 강력한 의지로 참여했다는 뜻이 된다. 그러나 CJ그룹측은 증자 가능성에 대해 부인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자체 자금과 차입만으로 충분히 자금조달이 가능하다며 증자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말했다.

CJ는 앞으로 그룹내 물류회사인 CJ GLS 및 해외로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는 오쇼핑과의 시너지를 통해 대한통운을 그룹내 주요 성장축으로 삼을 계획이다. DHL 등 세계적인 물류기업과 경쟁할 아시아 대표 물류기업으로 키워서 물류산업의 국제경쟁력을 키우겠다는 포부다. CJ 관계자는 “두 회사를 합병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대한통운은 물류센터 같은 하드웨어 부분에, CJ GLS는 운송 소프트웨어 부분에 강점이 있어 업무적으로 같이 운영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J GLS의 지난해 매출은 1조3814억원으로 여기에 대한통운(2조977억원)까지 보태질 경우 CJ로선 물류사업에 큰 동력을 얻게 된다.

우여곡절 속의 인수전

기대했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CJ가 대한통운 인수를 통해 추가로 넘겨받을 수 있는 물류매출 규모는 2943억원 정도로 지난해 대한통운 매출액의 14%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며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견해를 밝혔다. 과도한 인수금액이 부담으로 되돌아오는 ‘승자의 저주’가 나타날지도 관심거리다. 현재 CJ그룹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5000억원으로, 삼성생명 지분 매각을 통한 6000억~7000억원을 더하더라도 6000억원 정도를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27일 CJ의 인수가 유력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CJ 주가는 전날보다 9.88%나 하락한 7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또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심리적인 하락이 언제까지 진행될지는 일단 지켜봐야 한다”며 관망세를 내놓았다.

이에 대해 CJ 관계자는 “인수과정에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이라며 본계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짓는데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유중인 삼성생명 주식과 부동산 등 비핵심 자산을 활용하기 때문에 인수 이후 재무안정성에는 전혀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는 매각 주간사의 결정을 따르겠다면서도 CJ쪽이 입찰 참가에 앞서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 등 세 가지 사항에 대해 산업은행에 공식문의를 해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혀 여운을 남겼다.

김희정 기자 penmoim@sisa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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