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김영환기자] 지난 1~2년 사이 유흥가 풍속도의 가장 큰 변화는 ‘바(bar)’ 문화의 급속한 확산을 꼽을 수 있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과도한 음주행태와 회식문화가 사라지는 대신 부담 없는 가격으로 술과 유흥을 함께 즐기고자 하는 실속파가 주류를 이루는 분위기. 이런 가운데 최근 급격하게 증가한 것이 이른바 ‘섹시바’의 열풍이었다.
강남과 여의도 중심 ‘룸빠’ ‘착석바’ 신종 섹시바 형태로 변형 여성 바텐더들+모던 바로 불리는 정통 바 개념 접목 시도 서울 강남에서 집중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한 섹시바는 최근까지도 유흥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하나의 업태가 큰 호응을 얻으면 우후죽순처럼 유사 업체가 생겨나고 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는가 하면 새로운 변종 형태가 등장하는 것이 유흥가의 법칙. 섹시바 역시 어김없이 이런 수순을 밟고 있다. 자연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섹시바의 노출 수위가 갈수록 높아졌고 스트립쇼를 방불케 하는 이벤트도 등장했다. 그런 가운데 최근 강남과 여의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룸빠’ 혹은 ‘착석바’는 사실상 룸살롱을 방불케 하는 신종 섹시바 형태로 변형되고 있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유흥가의 신종 업태 현장을 찾았다. 서울 강남구 선릉역 먹자골목 인근에 위치한 B업소는 외형상으로는 강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섹시바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사뭇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업소 내부 가운데 홀에 바가 자리 잡고 있는 것만 빼고는 고급 룸살롱과 똑같다.
최근 이 업소를 방문한 적이 있다는 자영업자 K씨(37)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바에서 가볍게 술 한잔 더 하려고 처음 찾았는데 인테리어나 일하는 아가씨들의 수준이 고급 룸살롱 뺨치는 수준이어서 처음엔 술값 생각 때문에 좀 조심스러웠다”며 “하지만 생각 외로 술값도 저렴했고 아가씨들도 교양이 있는 것 같았으며 무엇보다 룸이 있어서 난잡하거나 시끄럽지 않고 편안하게 술을 즐길 수 있어 무척 좋았다”고 흡족해 했다. 룸살롱과 바 혼합 형태 최근 강남에서 입소문을 타고 확산되고 있는 이른바 ‘룸빠’다. 룸빠란 말 그대로 룸살롱과 바의 혼합 형태. 즉 가운데 홀에는 바가 설치되어 있어 처음 손님들은 그곳에서 여성 바텐더의 서비스를 받으며 술을 마신다. 그러다가 분위기가 무르익고 마음에 드는 바텐더가 있으면 한쪽 켠에 마련되어 있는 룸으로 들어가게 된다. 물론 이 때에는 처음의 바텐더가 손님의 파트너격인 전속 바텐더가 되어 룸 안에서 함께 술시중도 들고 이야기 상대가 된다. 술값은 양주 세트가 20만 원대. 전속 바텐더에게 주는 팁은 별도지만 3만~5만원 수준에서 마음 내키는 대로 주면 되고, 바텐더 아가씨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안 줘도 무방하다고 한다. 눈만 잘 맞추면 저렴한 술값과 팁으로 기대 이상의 진한 서비스도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귀띔. 하지만 최소한 3~4번 이상은 자주 찾는 단골이어야 가능하다고 한다. 최근 이 같은 룸빠 형태가 상당히 많이 등장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강남 교보생명 사거리 인근의 한 섹시바 역시 바 형식의 홀 외에 주변에 룸이 마련되어 있는 구조다. 룸에 들어갈 경우는 바에서 미리 눈여겨 봐 뒀던 바텐더를 지명해서 같이 들어간다. 룸에서는 자신의 파트너와 가라오케를 즐기고 밖의 홀에서는 시간 별로 댄스 이벤트가 벌어지기도 한다. 여기서 말하는 댄스 이벤트란 섹시한 복장의 바텐더 아가씨들이 스테이지에서 상당히 에로틱한 춤 쇼를 선보이는 것을 말한다. 앞서 언급한 B업소에 비해서는 훨씬 더 자극적인 셈인데 사실상 강남의 대부분 룸빠는 이처럼 ‘섹시 코드’로 철저히 무장하고 있다. 강남 학동사거리 유명세 강남 학동사거리 인근의 B업소는 이런 룸빠의 대명사격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었다. 업소 주변 관계자에 따르면 스트립쇼도 벌어진다고 한다. 이 업소 역시 바텐더 아가씨를 따로 부를 수 있는 룸이 마련되어 있다. 처음 섹시바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이 업소는 바텐더들의 복장이 야한 수준이라는 전언이다. 대부분 망사나 비치는 속옷을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강남에 이어 바 문화의 새로운 메카로 자리 잡고 있는 여의도에도 룸빠들이 서서히 유명세를 타고 있었다. 여의도에 위치하고 있는 한 바는 퓨전바라고 하지만 일반 룸살롱과 거의 똑같았다. 역시 홀과 그 주변의 룸으로 된 이중구조였다. 저녁 9시가 조금 못된 시간임에도 이미 업소 내에는 손님들로 가득했다. 처음부터 섹시바로 유명세를 타서 그런지 바텐더들은 비키니 차림의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있었다. 그리고 역시 바에서는 매 시간마다 댄스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이 업소의 단골이라고 밝힌 30대 회사원 A씨는 “대개 이런 룸빠의 경우 룸살롱과 다른 점은 아가씨들을 선택하는 이른바 ‘초이스’가 없다는 점이다. 그냥 오픈카페 등에서 이야기 상대가 되어주듯 자연스럽게 룸에 아가씨가 들어오면 함께 술을 마신다”면서 “아가씨들의 미모가 웬만한 수준 이상은 되고, 또 룸이라 하더라도 진한 스킨십이나 2차 자체가 없기 때문에 특별히 거부할 필요는 없지만 간혹 정 마음에 안 들 경우 매니저가 나서서 파트너를 바꿔주기도 한다”고 밝혔다. 얼마 전 이 업소를 방문했다는 한 직장인 남성은 “그냥 룸살롱인 줄 알고 들어갔다가 솔직히 돈만 썼다. 아가씨들은 예뻤고 술값도 그리 비싼 편은 아니었지만 아가씨들이 우리를 접대하는 것인지 우리가 아가씨들을 접대하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술자리가 지루하고 딱딱했다”고 털어놓았다.
여성 바텐더 아르바이트도 스스로 학비를 마련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이벤트 도우미’에서 ‘섹시바 아르바이트’로 전업했다는 한 바텐더는 “처음 사장님으로부터 비키니 차림의 야한 복장만 할 뿐 ‘착석’과 2차가 절대 없다는 말을 들었다. 야한 옷차림에는 별 거부감이 없어서 하게 됐는데 이후 팁 등의 수입이 괜찮기 때문에 스스로 룸에 들어간다. 하지만 손님들의 수준도 높고 또 원래 룸빠는 룸살롱과 다르다는 것을 알기 때문인지 특별히 힘든 점은 없다”고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착석이란 말 그대로 여성 바텐더가 바 안에서만 술시중을 드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나와서 손님과 함께 자리에 앉는 것을 말한다. 소위 ‘착석바’라고도 불린다. 강남구 신사동의 S업소는 착석바의 대표격으로 통하고 있었다. 원래의 바 개념은 대개 ‘모던바’로 불리는 정통적 형태의 바가 대부분이었다. 그 상대적 개념으로 ‘섹시 코드’를 내세우며 등장한 섹시바의 열풍 속에 이제는 그 파생 형태로 일명 착석바 혹은 룸빠란 것이 생겨나고 있는 셈이다. 김영환 기자 sisa@sisakorea.kr <저작권자 ⓒ 시사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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