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영자

내기골프’는 화투와 다르지 않아 “도박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와 상습적인 내기 골프에 제동이 걸렸다. 앞서 대법원은 홀마다 판돈 수백만원을 걸고 수십 차례 내기 골프를 한 혐의(상습도박)로 기소된 선모(55)씨에게 징역 8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 바 있다.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모(63)씨에게도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김 모(61)씨 등 2명은 각각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확정했다.

대법원이 1심 선고를 뒤집고 항소심 판결을 확정함으로 이른바 ‘내기골프 파동’이 마무리 됐다. 지난 2002년 12월부터 2004년 5월까지 함께 골프장을 다니며 선씨는 26차례에 걸쳐 6억여원, 나머지 3명은 32차례에 걸쳐 8억여원의 판돈을 걸고 내기골프를 친 혐의로 기소됐다. 내기에 참가했던 자영업자 김씨는 이 기간동안 무려 1억 1천만원을 잃었다.

내기골프는 ‘도박’

대법원은 이들에게 실형을 선고함으로써 ‘내기골프’를 도박으로 규정지은 것이다. 이들 4명은 제주도의 한 골프장에서 핸디캡을 정해 18홀 중 전반전 9홀까지는 1타당 50만원, 후반전에는 100만원씩 승자에게 주고 전반전 최소타 우승자에게는 500만원, 후반전 우승자에게 1천만원을 주는 방식으로 게임을 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도박은 화투나 카지노처럼 승패의 결정적 부분이 `우연에 좌우돼야 하는데 운동경기는 경기자의 기능과 기량이 지배적으로 승패에 영향을 끼치므로 운동경기인 내기골프는 도박이 아니다”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특히 “내기골프가 도박행위라면 홀마다 상금을 걸고 승자가 이를 차지하는 골프의 ‘스킨스’ 게임도 도박이며 더 나아가 박세리와 박지은 선수가 재물을 걸고 골프경기를 해도 도박죄에 해당하는 불합리함이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 판결을 뒤집고 선씨에게 징역 8개월, 나머지 세 명에게는 집행유예 1∼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도박죄는 정당한 근로에 의해 재물을 취득하는 행위를 처벌해 경제정의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라며 “도박이 요구하는 우연의 성질은 경기결과를 확실히 예견할 수 없고, 어느 한쪽이 그 결과를 지배할 수 없는 경우에 나타난다”며 “기량차이가 있는 경기자 사이의 운동경기라고 해도 핸디캡 조정과 같은 방식으로 승패의 가능성을 대등하게 하거나 승리의 확률이 낮은 쪽에 높은 우승금을 지급하는 방식 등으로 우연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도박조건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그 동안 매홀 승자에게 수만원의 우승상금을 건네는 ‘스킨스’ 내기 골프 게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지만 수백, 수천만원대 의 거액 내기 골프에 대해서는 유죄를 선고해왔다.

아무리 프로골퍼라도 미스샷은 있다. 때문에 천하의 타이거 우즈도 컷 오프되는 경우가 많다. 골프는 당사자의 기량이 결과를 대부분 좌우하지만, 이같은 미스샷 탓에 결과를 확실히 예견하기 어렵다. 바로 이같은 ‘우연성’ 때문에 거액 내기 골프는 도박죄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과연 골프는 기량인가 우연인가의 문제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까지의 우연과 기량이 정도에 따라 골프가 도박인지 아니면 자기 기량의 정당한 대가인지가 표출되리라 본다. 하지만 여기서 스코어가 자기 기량이라면 내기골프에서 핸디캡을 속이거나 자신의 기량을 적당히 구사해서 남의 돈을 따는 것은 사기죄가 형성되는 것인지 미묘한 판단이 남았다.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댓글 작성 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주세요.

• 닉네임
• 비밀번호
• 
• 도배방지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