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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무적’ 안산 신한은행이 여자프로농구(WKBL)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무려 5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14일 천안 KB국민은행과의 경기에서 67-62로 승리, 26승째(3패)를 수확해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2010~2011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절반에 가까운 세월을 신한은행은 우승으로 장식했다. 신한은행에게 ‘우승 후유증’은 남의 얘기였다.
최악의 상황 딛고 위업…‘전설’ 만들어 내 [시사코리아]지난 시즌 국내 주요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통합 4연패를 달성한 신한은행은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정규리그 5연패를 달성, 또 하나의 ‘전설’을 만들어냈다. 이번 우승은 신한은행의 ‘초호화 멤버’가 아니라 ‘새 얼굴’이 주축이 돼 일궈냈기에 더욱 특별하다. 12연승 행진…독주 채비 갖춰 “초호화 멤버를 갖추고 있는 신한은행에 최악의 상황이라고 해봐야”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신한은행은 시즌 초반 정말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팀의 주축인 전주원(39)과 최윤아(26), 하은주(28)가 비시즌을 재활로 보내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무릎 상태가 좋지 않은 최윤아는 시즌 초반 결장이 불가피했다. 게다가 시즌 첫 경기에서 ‘바스켓 퀸’ 정선민(37)이 골반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제외됐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임달식 감독(47)은 거의 팀에 신경을 쓰지 못했고, 2라운드 5경기에서는 벤치에 앉지 못했다. 하은주, 김단비(21)도 광저우아시안게임 대표 차출로 2라운드에 나설 수 없었다. ‘차포’에 ‘마상’까지 다 빠진 상태였다. 신한은행은 ‘잇몸’으로 버텼다. 예년에 보여줬던 ‘위력’은 발산하지 못했지만 11월 중순 시작된 광저우아시안게임 이전까지 6승 2패를 기록, 8전 전승으로 선두를 달리던 용인 삼성생명을 바짝 뒤쫓았다. 신한은행은 3라운드부터 위력을 되찾았다. 대표팀으로 차출됐던 선수들이 돌아오고 임 감독도 다시 벤치에 앉았다. 최윤아도 광저우아시안게임 휴식기가 끝난 지난해 12월 초부터 복귀했다. 이후부터 신한은행의 질주는 거침없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2일 ‘숙적’ 삼성생명을 꺾은 것을 시작으로 12연승을 달렸다. 이 사이 단독 선두를 꿰찼고 독주 채비를 갖췄다. 1월 8일 구리 KDB생명에 일격을 당해 12연승 행진을 마감했던 신한은행은 이후 한 번도 지지 않고 정규리그 우승 확정까지 질주했다. 임 감독은 “엄청난 훈련량이 5연패의 원동력”이라며 “코칭스태프와 구단, 모든 것이 잘 맞았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한은행 우승 ‘식상’하다? 무슨 소리! 5시즌 연속 바뀌지 않는 우승팀에 ‘식상’하다며 시기 섞인 말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신한은행의 이번 우승은 전혀 ‘식상’하지 않았다. 우승의 주축 멤버가 이전과 면면이 달랐다. 이전까지 전주원·정선민·하은주·최윤아를 꼽을 수 있었다면, 이번에는 소위 ‘백업’에 머물렀던 선수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주축’으로 떠올랐다. 광저우아시안게임 휴식기 동안 팀을 먹여 살렸던 이연화(28), 김연주(25), 강영숙(30), 그리고 대표팀에 차출됐던 돌아온 김단비가 이번 신한은행 우승의 주역이었다. 물론 기존 우승 주축 멤버도 제 기량을 선보였지만 ‘새 얼굴’들이 없었다면 신한은행의 5연패는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유망주’에 머물렀던 이연화, 김연주는 꾸준히 기회를 얻으며 기량이 만개했다. 이연화는 대표 선수들이 빠진 2라운드 5경기에서 평균 22.4득점 7.6리바운드 2.6스틸로 에이스 역할을 해내 2라운드 최우수선수상(MVP)과 기량발전상(MIP)을 휩쓸었다. 여자프로농구 사상 MVP와 MIP를 모두 휩쓴 것은 이연화가 처음이었다. 김연주도 올 시즌 평균 20분이 넘는 출전 시간을 소화했고, 고비마다 고감도 외곽슛을 작렬, 해결사로 활약했다. 강영숙은 우승을 확정하기까지 29경기에서 평균 11.66득점 6.7리바운드로 신한은행 골밑에 힘을 더했다. 임 감독은 우승을 확정지은 뒤 MVP로 주저 없이 강영숙을 꼽았다. 김단비는 신한은행 세대교체의 중심이다. 김단비는 체코세계선수권대회(2010년 9월)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뛴 후 기량이 급성장했다. 저돌적인 돌파와 수준급 외곽슛으로 놀라운 득점력을 자랑했고, 탄탄한 체격과 타고난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한 수비도 일품이었다. 김단비는 우승 확정까지 23경기에 출전해 평균 14.7득점 5.9리바운드 2.6어시스트로 펄펄 날았다. 평균 득점 부문에서 3위(26일 현재)이고, 42.5%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해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임 감독은 “시즌 초반 (정)선민이가 다치고 대표팀 공백으로 고민이 많았는데 강영숙이 궂은일을 많이 해주면서 고비를 넘겼다. 윤미지와 이연화, 김연주도 아시안게임 동안 잘 해줬다”며 “국제대회를 통해 성장한 (김)단비의 활약도 고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멈추지 않는 신한은행 “통합 5연패까지 간다!” 신한은행은 이제 통합 5연패라는 대기록까지 세우겠다는 각오다. 지난 시즌 통합 4연패도 프로스포츠에서는 처음 나온 기록이었다. 그러나 막을 자 없는 ‘폭주 기관차’ 신한은행은 통합 5연패를 넘보고 있다. 임달식 감독은 “정규리그 5연패가 기쁘지만 플레이오프라는 과제가 남아있기 때문에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요즘 선수들의 밸런스가 조금 흐트러졌다. 플레이오프를 대비해 맞춰 나가는데 주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전주원·하은주·강영숙의 출전 시간은 조절해주고, 시즌 초반 부상 탓에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했던 정선민·진미정·최윤아는 계속 선발 출전시키며 컨디션을 완전히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인선 기자 kis@sisakore.kr <저작권자 ⓒ 시사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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