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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칼끝에 폭격 맞은 방산업계

방산비리 97억원의 행방은…

고승주 기자 | 기사입력 2011/02/24 [11:28]

검찰 칼끝에 폭격 맞은 방산업계

방산비리 97억원의 행방은…

고승주 기자 | 입력 : 2011/02/24 [11:28]
[시사코리아=고승주기자]  지난해 8월 이명박 대통령은 “리베이트만 없으면 무기 도입비 20%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검찰은 지난 해 4월 국내 최대 규모 방산업체인 LIG넥스원이 단가를 부풀려 부당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첩보를 바탕으로 LIG넥스원 및 주변 협력업체를 약 1여년간 조사 끝에 추적했다. 그 결과 이들은 중간 거래상을 통해 해외로 97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     © 운영자

 미국 방산물품 수입업체 C사 사장 김모씨 불구속 기소
 화기·화포에 사용하는 광학 관측장비 70종 단가 높인 혐의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송삼현 부장검사)는 지난해 12월 30일 부품 수입 원가를 부풀려 70여종의 각종 방산장비를 납품한 혐의로 LIG넥스원 대표 이효구 대표이사(59) 및 회사 관계자 4명과 회사법인 및 미국 소재 방산물품 수입업체 C사 사장 김모(56)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 2004년 LIG넥스원으로 취임한 전 대표이사 평모씨는 미국에 가짜 부품 매매업체를 만들었다. 그리고는 외국 제조사에서 직구매하던 방산장비 부품을 C사와 M사를 통해 중간매입하게 하였다. 직거래로는 3만9,000달러였던 레이더에 부품의 경우 중간거래를 거치면서 70% 이상 단가가 올랐다.

 평씨와 LIG넥스원의 임원들은 2006년부터 최근까지 우리 군의 각종 화기와 화포에 사용하는 열상 조준경과 야간투시경 등 광학 관측장비 등 70여 종의 단가를 높인 혐의다. 이렇게 방위사업청과 계약한 금액은 562억원, 평씨는 차익 97억원을 가짜 미국 중간거래업체 C사와 M사 계좌로 빼돌린 것.

 이들은 방위사업청의 납품과정에서 사전에 제시한 제품원가를 초과하지 않을 경우 적정 수입원가를 특별히 조사하지 않는 관행과 수천여 품목을 직수입인지 중간거래상인지 확인하기 어려운 맹점을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C사에 송금된 97억원의 사용처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대검과 연계해 자금추적을 벌이고 있다”며 “돈의 최종 흐름을 추적하면 비자금사용 의혹 등도 알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LIG넥스원측은 “전임 대표이사의 지시사항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수사대상이 된 임직원의 공정한 재판을 기대한다”며 “현 경영진은 기존구매정책을 바로잡고 경영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 불독수사에 꼬리 밟혀
 
 검찰은 지난해 4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 LIG넥스원 본사를 압수했다. 검찰은 국내 방산업체들의 해외부품 구매 과정과 이에 대한 실상조사에 착수했다.

 이후 6월엔 LIG넥스원 전 대표이사 평모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했다. 평 대표가 검찰 조사 후 뜻밖에 자살하자 수사는 또 다시 일주일 지연되기도 했다. 검찰은  6월 말 LIG넥스원 이효구 대표이사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렀다.

 검찰은 중간 거래상으로 활용된 C사와 M사 계좌를 지목했지만 이 계좌는 미국계좌였다. 이에 미 연방수사국(FBI)에 수사를 의뢰받아 조사에 착수했다. 거의 반년 간 오랜 기다림 끝에 지난해 12월 9일 검찰은 FBI로부터 금융자료를 넘겨받았다. FBI가 넘겨준 자료에 빼돌린 돈은 물론 LIG넥스원 및 협력사에 대한 금융거래 내역 등이 담겨져 있었다. 한국지사와 본사간 자금거래 상황과 횡령한 자금의 사용처도 물론 있었다.
 
 
 LIG넥스원과 협력사와의 고리

 LIG넥스원 외에도 부정이득의 꼬리는 협력사를 통해 이어져 왔다. LIG넥스원이 수사로 떠들썩한 무렵인 2010년 5월 19일, 검찰은 화기·화포에 사용되는 관측장비와 열상 및 전자광학장비를 전문 생산, 대형업체에 부품을 제공하는 인천의 중견 방산업체 E사 본사 사무실에서 회계장부 및 각종 재무자료와 납품거래 목록이 담긴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확보했다.
 
 검찰은 이를 통해 LIG넥스원에 외국산 부품을 공급하는 S사 등 4개 해외구매 대행업체에서 단가를 부풀린 것을 포착했다. E사 역시 마찬가지의 방법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것.

 E사는 단가를 부풀린 것 외에 뒷돈을 받고 특정 부품제조업체와 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직원들의 월급을 허위기재하는 혐의도 받고 있다. 결국 검찰은 지난 2월 14일 E사 대표이사 이모씨와 직원 김모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수년간 이어져 온 부패의 꼬리가 밟혔다. 하지만 16일 서울지방지법은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고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대기업 방산분야 분리, 수익은 없고 부담만
 
 한편 방위사업청은 국내 무기 중개상들에게 ‘리베이트 척결’이라는 서신을 발송하고 대기업 5곳을 ‘원가 개선 시범업체’로 선정했다. ‘원가 검증단’ 요원을 파견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검증하기 위함이었다.

 이같은 정부의 행보에 방산업계도 잔뜩 위축된 상태이다. 지난해 LIG넥스원 평 전 대표이사가 자살한 것 외에 H사의 사주가 구속되었다. 전 업체가 압수수색, 소환 등 크고 작은 사건을 겪자 현대, 삼성, LIG, 두산 등 국내 재벌들은 “방산 분야는 돈이 안 된다”며 방산 분야를 그룹에서 분리하는 추세다. 업계 일각에선 방위산업의 기반이 침해되면서 국가의 방위 역량 자체도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 국방부와 검찰은 “리베이트 비리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시하고 나섰다. 김태영 전 국방부장관은 2010년 12월31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비리 근절을 위해 미국의 무기판매제도(FMS)에서 정부 대 정부(G2G)비중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변무근 방위사업청장도 국내 무기중개상들에게 ‘리베이트 척결’을 공언하는 서신을 발송하는 한편 대기업 5곳을 ‘원가 개선 시범업체’로 선정하고 ‘원가 검증단’ 요원을 파견하는 등 방산업체 비리에 대한 ‘조이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고승주 기자 gandhi55@sisa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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