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 초기 몰랐다가 미용실에서 ‘으악’ 악순환 탈모증이 면역질환까지 유발 내 머리카락! 어린 남녀와 여성들이 지르는 비명소리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남성의 전유물이라고 알려진 대머리가 청소년들과 여성들을 엄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낫겠지’, ‘설마 난 아니겠지’하고 방심하는 순간, 탈모가 머리 전역을 점령해 버린다. 전문가들은 조기 발견도 중요하지만, 발견시 빠른 대처가 더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성장기 어린이나 청소년에게서 발생하는 원형탈모증의 경우, 발생 초기에는 모르고 지나갔다가 미용실에서 머리카락을 자르는 과정에서 많이 발견된다. 하지만 이때쯤이면 원형탈모증이 이미 한참 경과한 상태다. 원형탈모증은 특정한 이유 없이 모발이 지름 5㎜ 이상 원형으로 빠지는 것을 뜻한다. 인체의 자가 면역을 담당하는 T임파구가 모발을 체외세포로 인식해 공격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질환이다. 주로 유전적 요인이나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자가 면역체계가 혼란을 겪으면서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원형탈모증 환자의 경우 갑상선 등 자가 면역질환이 발생될 확률도 높다. 처음 발병이 확인된 이후 다른 부위에서 또 발생하지 않는다면 시간이 지나면 자연치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낫겠지’하고 방치할 경우 번지거나 영구 탈모가 될 수 있으므로 조기 치료가 필수다. 특히, 뱀이 똬리를 틀고 있는 형태로 원형탈모가 진행되거나 전두 탈모가 진행될 경우 치료가 어렵다.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를 주입하거나 미녹시딜 제재를 도포하는 동시에 비타민 보조요법으로 치료한다. 헤어레이저 또는 헤어 메조로 치료하기도 한다. 듀오피부과 홍남수 원장은 “보통 스트레스로 인한 활성 산소로 인해 모발세포가 변형될 경우 주로 발생하나 유전적 소인도 있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에 의한 진료와 치료가 필요하다”며 “자가 면역과 관련된 질환이므로 원형 탈모증이 발생했을 경우 면역력을 증가시키는 홍삼 등의 약재는 피하는 것이 좋으며, 규칙적인 운동 등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단지 예뻐보이려 했을 뿐인데… 직장여성 이모씨(26)는 겨울 동안 유지했던 어둡고 건조한 머리에 변화를 주기 위해 미용실을 찾았다. 요즘 연예인들과 같은 밝은 색과 화려한 헤어스타일을 연출하고 싶어 염색과 탈색을 반복하고 펌 시술도 받았다.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초기 탈모증상이 있었던 이씨는 헤어스타일을 바꾼 후 탈모 증상이 더 심해져 원형탈모 증상까지 나타났다. 자극이 강한 펌과 염모, 왁스나 스프레이와 같은 스타일링제의 잦은 사용으로 젊은 여성들의 탈모가 증가하고 있다. 파마약과 염색약은 최근 대부분 피부에 안전한 천연 성분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성분은 염증이나 피부염을 불러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 염색약에 함유된 파라 페닐엔다이아민(PPDA)이나 염색약의 납 성분은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의 원인이 돼 두피에 염증을 유발하고 탈모를 촉진시킨다. 스타일 연출에 사용되는 스타일링제나 펌, 염색약은 화학반응을 통해 모발에 자극을 주는 것이므로 모발자체는 물론 두피의 손상도 동반한다. 펌이나 염색을 할 때 전열기구를 사용해 강한 열을 쬐는 것도 두피를 자극하고 심한 경우 두피 화상을 유발할 수 있다. 왁스와 스프레이 등 스타일링제도 사용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거나 사용 후 깨끗이 세척하지 않을 경우 두피를 막아 탈모가 발생할 수 있다. 탈모가 우려된다면 가급적 펌과 염색 횟수를 줄이는 것이 좋다. 또 펌과 염색을 같이 하는 것보다 모발이 회복되는 8주 이상 일정기간을 두고 따로 시술하도록 한다. 스타일링제를 사용할 때는 두피에 닿지 않도록 모발 끝에만 발라주고 세척을 할 때 제품이 남지 않도록 꼼꼼히 하는 것이 좋다. 과도한 펌과 염색으로 탈모가 진행됐다면 의술에 기대야 한다. 우리들의신경외과 김정득 원장은 “8주 프로그램을 적용하면 탈모치료를 8주 안에 마칠 수 있다. 처음 4주 동안 머리카락이 잘 자랄 수 있게 두피환경을 개선하고 두피세포를 활성화한다. 나머지 4주 동안은 약물을 투여를 통해 신생모발을 촉진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탈모는 진행성 질환이므로 이미 진행됐다면 방치하거나 잘못된 치료를 할 경우 중증 탈모로 발전할 수 있다. 탈모 없는 건강한 모발이어야 아름다운 스타일링도 가능하므로 평소 두피와 모발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권했다. 조기 탈모 발견하라 메이저피부과 방숙현 원장은 탈모환자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또, 탈모환자 비율은 높아지는 반면 연령대는 낮아졌다고 말했다. 2030세대의 경우에도 부분탈모 또는 적은 머리숱으로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탈모환자들의 남녀 비율에서는 10명 중 6명이 남성 환자, 4명이 여성 환자라고 방 원장은 전했다. 몇 년 전만해도 남성이 10명 중 8명 정도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여성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방 원장은 탈모 증상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스스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첫째, 머리카락 10가닥을 한번에 잡아 당겼을 때 4가닥 이상 빠지는 경우, 둘째, 가려움증과 비듬이 많아진 경우, 셋째, 머리카락이 갑자기 가늘어진 경우, 넷째, 정수리가 훤해지고 사용하던 모자 또는 핀 등의 헤어제품이 헐거워진 경우, 다섯째, 평소보다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 경우에는 탈모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또, 육안으로 탈모가 확인되는 경우에는 탈모증상이 오래전부터 진행해왔기 때문이라며 탈모의 징후가 보이거나 전조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예방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인선 기자 kis@sisakorea.kr <저작권자 ⓒ 시사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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