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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160억 여직원 횡령 사실 아니다"

단독추적/ 증권사 160억 횡령 은폐 의혹

고승주 기자 | 기사입력 2011/01/24 [08:47]

금융감독원 "160억 여직원 횡령 사실 아니다"

단독추적/ 증권사 160억 횡령 은폐 의혹

고승주 기자 | 입력 : 2011/01/24 [08:47]

 문제 발생하면 해당 증권사 감사부에서 금감원 보고 '법적의무'
 하지만 은폐 시 전화 한 통 제외하면 확인할 방법 없어…

 최근 한 매체에서 증권사 여직원이 160억을 횡령했다는 보도가 나왔었다. 해당 직원은 고객에게 가상납입증명서를 보여주고 돈이 계좌에 입금된 것처럼 속였다. 하지만 <시사코리아>가 금융감독원에 문의 해본 결과 이 같은 사건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유는 단 하나, 해당 업체 측에서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     ©운영자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측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매체에서 보도 후 금감원 측에서는 “‘상장된 증권사’들에게 전부 확인문의를 했다. 어떤 증권사로부터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따라서 160억 횡령사건은 사실이 아니다”고 답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만일 횡령사건이 발생할 경우 해당업체 감사부에서 이를 금감원 보고하는 것의 의무 규정화 되어 있다.”라고 덧붙였다.

 왜 상장사에만 질문을 했는지 물어보니 관계자는 “중소규모 기업에서 160억을 횡령하는 것은 너무나 쉽게 들통날 수 있다. 어느 정도 대형 상장사 규모정도 되야지 은폐가 가능하다”며 “금감원에서 조사가 들어가는 것은 해당 업체 감사부에 확인해 사건이 벌어진 이후에 들어간다”고 답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중소증권사의 경우, 해당 업체가 보고하지 않으면 확인 전화마저 가지 않는다는 뜻이 된다.

 보도된 매체의 주장에 따르면 해당증권사는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상장법인이며, 따라서 보고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 금감원에 알리지 않고 은폐했다고 한다. 만일 그 주장대로라면 금감원에서는 보기 좋게 속은 것이다. 금감원 측에서는 이에 대해 "사건발생시 감사부에서 금감원에 보고하는 것이 의무화되어 있다"는 말만 반복했다. 

  
 대형금융사고 은폐의 진위

 대형금융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단연 거짓말이다.

 1995년 베어링 사라는 한 투자회사가 닉 리슨이라는 단 한 명의 회사원에 의해 파산되었다. 닉 리슨은 도, 매수에서 발생하는 오류로 인한 손실을 88888이란 비밀계좌에 숨겼다. 그는 발생한 손실을 막기 위해 비밀 계좌를 이용, 투기를 했다. 물론 발생하는 모든 손실은 88888계좌의 몫이었다.

 본사에서는 장부상에서 막대한 이익을 내는 그를 믿고 거액의 자금을 맡겼다. 고베대지진으로 인해 감당 불능의 손실이 발생되자 닉 리슨은 해온 것처럼 사건을 은폐하다가 결국, 내부 감사에 의해 적발, 회사는 파산하여 네덜란드 ING에 단돈 1달러에 매각되었다. 200년 전통을 자랑하는 베어링 사의 처참한 결말이었다.

 2001년 엔론사태는 없는 실적을 있는 것인냥 부풀리는 분식회계로 대규모 매출조작을 일으켰다. 이 사태를 낳은 건 단기실적에 급급한 최고경영진이었다. 최고경영진의 보수는 매출실적에 따라 달랐기에 거짓으로 매출을 올리고 싶은 유혹에 빠질 위험성이 높았다.

 엔론사의 최고경영진은 외형상 매출실적이 좋으면 투자자금이 대거 유입되어 자산가치가 올라간다는 점을 이용, 분식회계를 통해 매출을 조작했다. 조작한 결과로 얻어낸 투자자금으로 부실을 막겠다는 심산이었다. 외형상 매출과 투자가 늘어나니 대주주들도 경영진을 밀어주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눈먼 회계사와 경영진은 거듭된 거짓말로 실익을 노리다가 감당할 수 없는 부실을 낳았고 결국 사상 최악의 파산을 맞게 되었다. 몇몇 특정 경우를 제외하고 일부러 이익이나 자산규모를 줄여 탈세를 노리는 역분식회계도 금융시장을 악화시키는 거짓말이다.

 이외에도 국내 대형 증권사에서는 어떤 직원이 2005년 8월부터 2009년 4월까지 개인 채무를 갚고자 투자자 10명을 상대로 27억여원을 가로채고 고객 소유 주식을 담보로 3억원을 차용한 사건이 적발되었다. 한 외국계 증권사에서는 정상적인 금융거래로 가장하기 위해 유가증권취득확인서를 위조해 고객 위탁 증권 27만주(112억원 상당)를 자신의 계좌로 빼돌린 직원이 있기도 했다.
 

▲     ©운영자


 증권사들 침묵에 답답하기만 한 금감원

 하지만 금융당국은 업체 측에서 침묵해버리면 손쓸 수 없다.

 금감원 관계자는 감시나 예방대책이 없냐는 본지의 질문에 “경찰에서도 제보나 현장확인이 있어야 수사하는 게 아니겠는가. 실제로 완벽히 막는 건 불가능하지 않느냐”고 대답했다. 또한 “재발방지를 위해 사건 발생시 관련 인물을 업계에서 추방하도록 전사를 대상으로 공문을 돌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고 해서 예방에 대한 노력을 하지 않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 문제에 대해 “사실적으로 말해 어렵다. 우리도 답답하다. 그 모든 증권사를 우리가 감시할 수단이 없다. 그래서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사전 감시 수단도 문제가 있다. 주가조작의 경우, 대기업은 조작대상으로 삼지도 않는다. 몇 백억 정도로는 주가에 변동을 줄 수 없기 때문. 마찬가지로 금감원에서도 160억은 일반인에게는 적지 않은 돈이지만 주식시장에는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변동량이기 때문에 업체 측에서도 공시하지 않고, 금감원에서도 조사를 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대형 증권사들 "문제 안 생기면 문제없어"

 이에 대해 대형 증권사들은 전혀 문제가 될 게 없다는 태도이다. 본지와 인터뷰를 한 대부분의 증권사 관계자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같은 대답을 내놓았다.

 관계자들은 “내부통제 조직을 통해 지점별 사내 전산 시스템으로 점검을 한다. 거액 자금의 경우는 별도의 자동 모니터링을 한다. 금융업은 성격상 거액을 다루기 때문에 입사 때부터 퇴직까지 정기적으로 윤리강화 교육 및 모든 금융관련 사건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고 강조하면서 “정기적으로 감사를 실시한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상장증권사가 비슷한 통제감시체계를 가졌다는 이야기는 결국 사건 발생시 같은 문제가 다른 회사에서도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낳게 된다.

 각 증권사 담당자들은 이러한 가능성 자체를 일축했다. “우리 회사에서 횡령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알 수 있는 게 아니다. 사고는 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히며 “모든 문제를 막을 수 없다”, “결국 사람이 운영하는 것이라 완벽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과 증권사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결국 "문제가 없기 때문에 안전하다"란 이야기이다. 과연 이 말이 옳을까.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등 금융사(史)에서 발생된 대부분의 대형사고는 다름 아닌 "우리는 안전하다"라는 의식 하에서 발생했다. 지금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이 탄탄대로인지 낭떨어지인지 끊임없이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고승주 기자 gandhi55@sisa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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