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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이용한 신종 성매매 기승

내 손 안의 PC가 성매매 도구로

고승주 기자 | 기사입력 2011/01/17 [09:24]

트위터 이용한 신종 성매매 기승

내 손 안의 PC가 성매매 도구로

고승주 기자 | 입력 : 2011/01/17 [09:24]
 성매매 여성과 실시간 채팅 연결…실시간 출장 서비스 연계
 트위터는 외국 사이트로 일반 사이트 개념과 달라 차단 불가능

 경찰의 집중적인 단속으로 오프라인상 집창촌은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다. 소라X 등 성인정보사이트도 더 이상 불법 성인사이트의 온상이 되고 있지 못하다. 대신 유명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트위터가 성매매 범죄의 일선에 등장했다. 바로바로 새로운 정보를 각각의 개인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 소셜 네트워크가 새로운 성매매 범죄의 고리로 악용되고 있다.

 ‘북창동 하드코어’, ‘강남 풀싸롱’, ‘전투 인사부터 마무리 점오까지’, ‘각개전투’ ‘구미식’ 등 낯 뜨거운 유흥업계용어들이 트위터 사용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2009년 4월 스마트폰 붐과 함께 트위터가 활성화되자 트위터 내에서 성매매가 덩달아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실시간으로 출장 서비스를 연계해주거나 성매매 여성과 실시간 채팅을 연결해주어 사회에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


 성매매 트위터 사이트 기승

▲  사진과 본문과는 관계없음   ©운영자
 직장인 최모씨(31)는 최근 직장 동료로부터 성매매 알선 ‘XXXX당’이란 트위터 사이트를 추천받았다. 업무성격상 유흥업소 출입이 잦았던 최씨는 사이트를 이용 성매매 여성과 만날 수 있었다. 최씨는 “트위터로 즉석에서 조건만남(성매매)이 가능하다. 상대 여성은 거래성사를 위해 사이트에 없는 ‘개인적’인 사진도 바로 보내준다”며 “만일 사이트 주소가 바뀌면 실시간으로 주소가 업데이트된다. 이름도 예전처럼 적나라하게 짓지 않는다. 얼핏 보면 성매매와 전혀 관계없어 보이지만 들어 가보면 성매매 사이트다”라고 실상을 밝혔다.

 성매매 트위터 사이트들은 계속 주소를 바꾸며 우회 접속할 수 있는 주소를 바로바로 회원들에게 통보하는 수법으로 단속을 피했다. 회원이 해당 트위터에 가입만 되어 있으면, 바로 주소 변경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불법업자들은 정보의 신속성과 사용이 용이한 점을 이용, 트위터를 성매매의 온상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또한 성매매 트위터들은 인터넷 초보자들에게는 미국 사이트인 트위터의 이용이 쉽지 않은 점을 고려, 트위터 사용법과 기능을 담은 동영상을 만들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친절한' 서비스에 지난해 해당 트위터의 팔로워 수는 10만여명을 넘어섰다. 당시 국내 트위터 중 1위 피겨여왕 김연아(14만여명)와 2위 소설가 이외수(12만여명) 다음으로 많은 숫자였다.
 

▲     ©운영자

 유해 트위터 단속 어려워

 경찰은 마땅한 수사 수단이 없고 인력에 여유가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방통위는 불법 성매매 사이트의 트위터 계정을 연이어 차단하고 있지만, 개인이 개설한 트위터 계정은 통제할 수단이 없다. 트위터는 블로그와 사이트와 달리 개인적인 공간이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트위터가 외국 사이트인 데다 일반 사이트나 개인 블로그 등과는 개념 자체가 달라 유해성 정보가 있다고 해서 이를 차단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인력도 일부 줄어들었다. 지난해 7월 성매매 단속을 전담하던 각 지방청의 여성기동수사대가 수사국으로 옮겨져 성폭력 업무를 전담하면서 단속 인력이 여의치 않게 되었다.

 영업장이 트위터를 이용해 성매매를 하고 있어도 이들은 안전하다. 단속이 이뤄지더라도 처벌이 솜방망이인 탓이다. 경찰은 09년 말 서울 서초구에서 W업소와 같은 형태의 한 영업장을 단속해 업주 등 12명을 입건했다. 하지만 행정처벌은 내려지지 않았다. 과징금을 냈기 때문이다. 서울 모경찰서의 생활안전과장은 “성매매 단속에 걸리면 영업장을 아예 폐쇄하게 하는 등의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성매매 검거 실적도 대폭 줄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05년까지 매년 1만명 남짓이던 성매매 단속실적은 09년 7만3008명으로 수직상승했다. 하지만 10년 7월 말에는 2만1106명을 검거한 데 그쳐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성매매 정보 원천 근절 어려워

 경찰이 성매매 트위터의 뿌리를 뽑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방통위가 성매매 트위터 주소는 차단할 수 있지만, 해당 트위터가 가입한 이용자에게 정보를 보내는 것까지 막을 수 없다. 트위터가 미국 업체에서 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경찰청 사이버수사팀 관계자는 “이런 사이트들은 미국 등 외국에서 운영하고 있다. 트위터를 통해 웹주소를 상시로 바꾸는 것도 단속을 어렵게 한다”, “증거를 잡더라도 주소를 바꿔서 운영하면 조사를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도 수사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수사팀은 "현재는 포털사이트에 성매매 관련 글 삭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노출이 용이하다는 점을 들어 미성년자도 성매매의 범위에 노출될 것을 우려를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1일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인천 중부경찰서가 구속한 A(36)나 지난해 12월 20대 세 명이 12세 소녀와 관계를 갖는 사건도 인터넷을 수단으로 이용해서 였다.

 이수정 경기대 교수(범죄심리학)는 “성매매, 특히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는 성매매는 결국 성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과시성의 대규모 단속이 아니더라도 특히 문제가 되는 온라인상 성매매 알선까지 꾸준히 단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트위터를 통한 성매매 알선 규모가 더 크게 번질 것으로 내다봤다. 어기준 한국컴퓨터생활연구소 소장은 "트위터의 인기에 불이 붙으면서 자연스럽게 성매매의 창구로 변화했다. 첨단 매체에 성매매 관련 사업이 몰리는 것은 하나의 현상"면서 "당분간 과거의 대표적 성인사이트 소라넷처럼 숨바꼭질을 하며 단속망을 피해다닐 것"이라고 성매매 트위터 단속의 어려움을 시사했다.

고승주 기자 gandhi55@sisa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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