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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력취재/ 건설사 함바 현장에서는 무슨 일이…

윗선 없는 함바 없다

고승주 기자 | 기사입력 2011/01/14 [12:31]

총력취재/ 건설사 함바 현장에서는 무슨 일이…

윗선 없는 함바 없다

고승주 기자 | 입력 : 2011/01/14 [12:31]

 <시사코리아>와 인터뷰를 한 A(59)가 함바 업계에 대해 무겁게 입을 열었다. “그 놈들은 사기꾼입니다.” 2006년 나름 규모 있는 기업에서 명예퇴직을 한 A씨는 생계를 꾸리기 위해 함바 업계로 들어왔다. 함바 업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A씨는 “아파트 800세대 자리인데 연 순익 2,3억은 번다”는 컨설턴트의 말에 귀가 솔깃해졌다. 컨설턴트는 “계약하시려면 따로 하는 분들이 있다”며 “나는 중간을 조율하는 작업만 한다”며 “실제 거래는 그 분들과 한다”고 말했다. 컨설턴트가 업계 회장님이라고 밝히는 그 사람의 정체는 사기 브로커였다.
 

▲     © 운영자

 A씨는 “거래는 회장님과 이루어진다고 말은 하는데 실제로 만나기는 어려웠다”며 “하도 만나기가 어려워 포기하려고도 했지만 다른 입찰자들에게 빼앗길까봐 그렇게 할 수 없었다”며 그 때의 심정을 밝혔다. 겨우 브로커와 접촉할 수 있었던 A씨는 보증금 명목으로 5천만원을 건넸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연락이 오지를 않았다. A씨는 그제서야 사기를 당한 것임을 깨달았다.

 <시사코리아>와 인터뷰 한 업계 컨설턴트 S 과장은 함바집 실태에 대해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함바 업체는 브로커만이 아니라 회사 간부나 경찰서 쪽 끈이 없으면 못한다. 여기서 돈이 오간다. 인천 쪽에 공사가 많이 있는데 나 아는 업체 이야기를 들어보니 수익이 아주 짭짤하다고 한다.”

 함바업체와 브로커들은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에 대한 질문에 S씨는 “브로커들은 해당 건설시공업체나 공무원쪽 끈, 그리고 제시하는 금액을 따져서 만난다. 요즘 굉장히 민감해서 연락이 전혀 없다. 브로커들은 만나기도 진짜 어렵다. 개중에는 사기꾼들도 많다. (함바는) 어느 정도 중견이 하는 것이지 초보자가 함부로 할 만한 곳은 아니다”라며 뒷사정을 털어 놓았다.
 

 공개입찰은 무슨…

 서울과 수도권에서 수년간 함바집을 운영했던 B씨(57·여)도 의견을 같이 했다. “함바는 거의 다 아는 사람을 통해 들어간다고 보면 틀림없다”면서 “현장소장이나 시공사 친·인척들에게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공개입찰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마저도 사전에 ‘내정’해 놓은 뒤 형식적인 절차만 거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 서울 강동구에 있는 한 건설현장에서 지난 4월부터 함바집을 운영하는 C씨(52·여)도 “사실 형부가 현장소장이라 자리를 얻게 됐다”면서 “보증금 명목으로 뒷돈이 1억원 정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돈은 대개 현장소장에게 건네지만 ‘윗선’에 전달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다수였다.

 경기도의 모 공사현장의 함바 관리책임자인 D씨(60)는 함바집 운영권 뒤의 ‘뒷돈’의 실태에 대해 솔직히 털어 놓았다. D씨는 “함바집을 뚫으려면 건설사에 인맥이 있어야 한다. 뒷돈은 대개 보증금, 자릿세, 권리금, 시례금등으로 불리며 보통 가구당 10만원씩 계산한다.”고 말했다. D씨는 “우리 함바집 사장이 여기 처음 시작할 때 3억 8천 정도 들었고 이 중 3억이 뒷돈으로 들어갔다”며 “처음 새벽인력 구하기 어렵고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 어려울 뿐이지 하면. 금방 본전 뽑고, 자판기나 간식으로 붙는 부가수입도 은근히 짭짤하다”고 덧붙였다.

▲  함바 현장   © 운영자


 건설사들 함바 실태 ‘쉬쉬’

 이에 <시사코리아>와 인터뷰를 한 거대 건설사들은 “우리는 모른다”, “관계자와 연락은 해보겠지만 연결은 어려울 것이다”라며 인터뷰에 난색을 표했다.

 H모 건설사 관계자는 공시와 입찰이 어떻게 이루어지냐는 질문에 “건설계획이 결정되면 직접 함바업체에 전화나 메일을 보낸다. 입찰 업체가 있으면 실적이나 입찰금액을 고려해 낙찰한다”며 중간브로커의 존재를 부인했다.

운영은 어떻게 하냐는 질문에 “담당이 아니라 모르지만 다른 건설사들처럼 ‘일반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고 답했다. ‘일반적인 관계’가 무엇을 말하는 지는 “자세히 알 수 없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같은 경우로 지난해 12월말 검찰조사를 받은 김명조 사장의 SK건설에서는 관련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SK건설 관계자는 “함바 운영은 본사관리를 원칙으로 한다. 현장에서 임의로 하는 것은 전혀 없다”며 함바가 철저히 본사의 관리하에 있음을 강조했다. 관계자는 “SK 전사에 들어와 있는 식당업체가 3개인데 이 세 곳이 전부 다 한다”면서 “단, 오지에 있거나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만 외주를 준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실제 이 3개업체가 전체 현장의 몇 %를 차지하고 있는지는 알려 주지 않았다.

 이미 검찰조사를 받은 바 있는 한화건설에서는 SK건설과 정반대의 입장을 취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선정 또한 현장소장이 여건에 맞추어 선정을 하고, 수금이나 지불, 위생 및 영양 기타 관리도 모두 현장소장 관할”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함바는 입찰, 선정, 운영, 관리 어떤 것도 본사와 관계가 없다”, “모든 전권은 현장소장에게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현장소장, 본사 둘 중 어느 한 곳에만 권한이 있으며, 중간브로커의 존재는 결코 없다고 부인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컨설턴트 S과장은 쓴 웃음을 지었다. “건설사들이 어떤지는 알지도 못하고 말해줄 수도 없다”라고 운을 뗀 그는 “함바 업자들은 밥집이라고 보면 안됀다. 고급차를 타고 현장소장이나 고위 임원만 상대한다. 다루는 게 현금이라 돈(비자금) 만들기도 쉽다.”

 또 그는 “함바하려면 윗선도 윗선이지만, 현장소장하고 현장 사무소 사람들하고 친해야 한다. 이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가 다 돈이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건설일이라는 게 한 두 개 일이 아니다. 다른 팀이 오면 미리 결제를 받아야 한다. 놓치면 그대로 몇 백, 몇 천 날라가는 거다”고 말했다.

고승주 기자 gandhi55@sisa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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