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총선을 거치고 내년 대선을 앞두고 호남을 또다시 민주주의와 진보의 틀에 가두려는 시도가 슬슬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진보좌파뿐 아니라 친노의 더불어민주당이든 국민의당 안철수 지지자들이든 자기들 편한 대로 호남은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민주주의를 지킬 것이기 때문에 절대 다른 선택은 없을 거라 여기며 순천에서의 이정현 선택을 심하게 비하 조롱하는 일이 공공연합니다. 하지만 분명히 말하건대 호남이 언제까지나 민주주의 또는 진보를 선택할 거라는 각 진영의 희망사항은 기대를 넘어 협박이란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호남의 정신이 민주주의라고요? 누가 그렇게 만들었나요? 호남이 자발적으로 그랬나요? 지난 총선을 거치며 호남도 이젠 이기적 선택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스러웠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기왕이면 안철수가 그것을 정확히 읽고 그 욕망에 부응해 주길 바랐고 바라고 있습니다. 호남은 한두 번 당한 게 아닙니다. 민주주의? 진보? 그 십자가를 왜 호남한테만 번번히 지우나요? 호남이 민주주의의 투쟁을 통해서 거듭났다는 발언조차 거침없이 쓰는 바, 대단히 오만한 태도입니다. 제2, 제3의 광주 518이 벌어지면 호남은 세 번 네 번 거듭나는 건가요? 호남 스스로도 반성해야 할 지점입니다. 굶어죽어도 빌어먹지는 않겠다는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에 자신을 묶지 말아야 합니다. 처자식이 당장 굶어죽는데 민주 진보라는 껍데기 명분만 좇아 처자식을 방치하는 거야말로 천륜에 반하는 짓입니다. 자신이야 밖으로 쏘다니며 행세하면서 점심 얻어먹고 막걸리 한 잔 얻어 마실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 진보의 보루라고 자존심 살살 채워 주면 헤벌쭉하는 짓, 이젠 그만해야 합니다. 최소한 호남에서의 삶의 조건도 호남인의 존재방식도 영남을 비롯한 타 지역과 차별이 없고 평균적 가치와 물질적 욕구가 충족되어야 하는 겁니다. 호남에서 표를 얻고 싶다고요? 민주주의니 진보니 하는 허울은 당신들이 나눠 갖고, 호남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 그것을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약속하고 피의 맹세를 하십시오. 호남과 민주주의-진보가 등치할 거란 공식은 이제 과거의 추억으로 떠나보내야 합니다. 안철수도 문재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재인은 이미 호남의 등에 배신의 칼을 꽂은 탓에 기대 안 합니다. 그러나 안철수에게는 아직 기대가 남았습니다. 아니, 기대가 대단히 큽니다. 안철수 의원, 당신은 호남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거기에 답을 못하거나 적합한 답이 아니면 호남은 또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이 말은 안철수 의원 지지자 전반을 향한 간절한 호소이기도 합니다. 원본 기사 보기:신문고뉴스 <저작권자 ⓒ 시사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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