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안석호 기자] 20일 오후 3시30분(북한시간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첫 단체상봉 행사가 이뤄졌다. 96가족·389명의 남한 가족들은 북측에서 온 141명의 혈육을 만나 기쁨과 회한의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가족들은 이날 오후 7시30분 환영 만찬에 이어 오는 22일까지 총 6차례에 걸쳐 12시간 동안의 '짧은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버스 16대 등 33대 방북길 올라…구급차로 이동하기도 남측 가족들은 이날 오전 8시30분께 홍용표 통일부 장관 등의 배웅을 받으며 버스 16대에 나눠타고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를 떠나 오후 1시25분께 점심 장소인 금강산 관광지구 내 온정각 서관에 도착했다. 이후 금강산호텔에 짐을 풀고 점심을 마친 뒤 오후 3시30분께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북측 가족들과 극적인 첫 단체상봉을 시작했다. 가족들이 탑승했던 16대의 버스 외에도 지원 인력과 취재진, 구급차 등 총 33대의 차량이 방북길에 올랐다.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는 80~90세 이상의 고령의 이산가족들이 상봉단에 다수 포함된 점을 고려해 동행 의료진을 지난해 12명에서 올해 20명, 구급차도 지난해 3대에서 5대로 늘렸다. 김순탁(77)·염진례(83) 할머니는 각각 천식과 허리디스크 등을 호소해 버스가 아닌 구급차를 타고 상봉길에 올랐다. ◇까다로운 북측 통관 절차…기자단 노트북 '전수조사' 상봉단은 이날 오후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 도착하기 전 가건물로 지어진 북측 통행검사소에서 까다로운 통과 절차를 밟아야 했다. 북측은 상봉단 전원의 체온을 확인하고 검역신고서와 세관신고서 등을 제출 받았다. 특히 북측은 이산가족 상봉 행사 취재를 위해 입경하는 남측 기자단 29명의 노트북을 '전수조사' 하기도 했다. 애초 북측은 노트북을 모두 걷어 검사한 뒤 다음에 숙소로 가져다주겠다는 입장이었지만, 기자단이 이를 거부하면서 현장에서 검사가 진행됐다. 북측 관계자들이 기자단 29명의 노트북에 저장된 파일들을 일일이 확인하자 일부 기자들이 항의했다. 이에 북측이 "법과 원칙에 따라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분위기가 냉랭해지기도 했다. 결국 기자단을 제외한 상봉단이 먼저 금강산으로 출발했고, 기자단은 예정됐던 일정보다 30분 정도 늦어진 오후 2시께 이산가족 면회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北 기자들, 南 기자단에 '관심' 보이기도 가족들이 흘린 눈물만큼이나 상봉장을 취재하던 남측 기자단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북한의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 소속의 한 기자는 취재진에게 "남한 정치가 언론 보도에 상당히 영향을 받는데 기자들의 보도가 중요하다"며 "남북 관계가 잘 풀려야 하는데 남과 북의 기자들 어깨가 모두 무겁다"고 말했다.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 소속의 다른 기자는 이번 상봉행사에 참석한 북측 기자는 총 13명이라고 전했다. 이 기자는 그러면서 "최근 신문 보니까 국정화 얘기 많이 나오던데 그게 뭡니까"라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상봉장에서 남측 기자단은 파란색 완장을 팔에 찼다. 북측 기자들은 초록색 배경에 하늘색 한반도 그림이 새겨진 완장을 착용했다. <저작권자 ⓒ 시사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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