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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의원에 대한 '내란음모사건'1심 선고 관련 통합민주당 이정희 대표 기자회견

권종민 기자 | 기사입력 2014/02/20 [21:44]

이석기 의원에 대한 '내란음모사건'1심 선고 관련 통합민주당 이정희 대표 기자회견

권종민 기자 | 입력 : 2014/02/20 [21:44]
2014년 2월 18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이석기 의원에 대한 1심 유죄선고와 관련해 ' 내란음모사건 선고 결과'에 대한 이정희 대표 기자회견이 있었다.  
 
이날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18일 내란음모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석기 의원에 대한 1심 유죄선고와 관련해 “정당해산용 맞춤 판결”이라며 “정당해산을 함께 막아달라”고 호소하며 ,
 
"낯선 것에 대한 불편함, 다른 것에 대한 거부감에 편승하는 것이 상식인양 포장되고, 증오와 배제에 동조해야 내가 안전할 수 있다는 처세술이 한국 사회를 휩쓸고 있습니다. 용기가 없이는 진실을 밝혀낼 수 없고, 불이익을 감수하지 않으면 진실을 말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이제는 극복했다고 여겼던 이 시대, 눈과 귀가 가로막히고 입이 틀어 막힌 독재시대가 우리 앞에 현실로 돌아왔다"고 개탄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의 기자회견 전문과 동영상을 소개한다.
 
▲  이석기 의원 등 내란음모사건 1심 선고 결과에 대한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 기자회견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통합진보당 대표 이정희입니다.
 
먼저 어제 경주 마우나 오션 리조트 붕괴사건으로 귀한 생명을 잃거나 다치신 부산외국어대 학생들과 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없기를 어서 완쾌하시기를 바랍니다.
 
이른바 내란음모사건이 저마다의 양심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낯선 것에 대한 불편함, 다른 것에 대한 거부감에 편승하는 것이 상식인양 포장되고, 증오와 배제에 동조해야 내가 안전할 수 있다는 처세술이 한국 사회를 휩쓸고 있습니다.
 
용기가 없이는 진실을 밝혀낼 수 없고, 불이익을 감수하지 않으면 진실을 말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이제는 극복했다고 여겼던 이 시대, 눈과 귀가 가로막히고 입이 틀어 막힌 독재시대가 우리 앞에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유죄 판결을 내린 재판부는 그 양심의 시험대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무수한 사실오인을 범했습니다. 강연 이후 토론과정에서 나온 일부 참가자의 과도한 주장에 대해 총 가지고 다니지 말고 폭탄 제조법 알아보지도 말라고 비판했던 이석기 의원의 말이 녹음파일에서 분명히 확인됩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잘못 나온 말이라고 바로잡지 않았다”며 사실과 전혀 달리 판단해서 이석기 의원에 대해 징역 12년을 선고했습니다.
 

 
“통신교란이니 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는 말이 오간 토론을 두고 지하혁명조직 RO가 폭동을 일으킬 구체적 합의를 했다면서 강연 참가자 130명 모두에게 내란음모죄를 덮어씌웠습니다.
 
나온 것은 정당해산용 맞춤 판결입니다. 제작주문은 박근혜 정권이 했습니다. 재판부는 공판준비기일에 변호인들에게 반국가단체 조직 가입죄로 기소된 것이 아니므로 RO 조직과 가입에 대해 공판준비를 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판결의 핵심은 이른바 RO 조직이 존재한다는 선언이었습니다. 근거는 국정원의 정당사찰의 도구가 된 프락치가 넘겨짚은 추측뿐입니다.
 
재판부는 진보적 민주주의 해설문서가 이적표현물이라는 공소사실에 관련하여, 이적표현물이 아님을 입증하기 위한 변호인 측의 단 한 명의 증인 신청마저 “중요하지 않다”며 거절하였습니다. 그러나 판결에서는 ‘진보적 민주주의’가 김일성을 추종한 것이라고 단정했습니다.
 
개탄스럽습니다. ‘진보적 민주주의’란 진보정당의 지향을 분명히 하면서 폭넓은 민주적 개혁 요구를 담아내기 위한 표현일 뿐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유고집 <진보의 미래>에서 “진보적 민주주의라야 진정한 민주주의다”라고 하셨습니다. 해방 직후 여운형 선생도 같은 의미로 썼고 그보다 훨씬 이전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도 한 말입니다. 그런데 진보당을 해산시키고야 말겠다는 박근혜 정권 때문에, 김일성이 ‘진보적 민주주의’의 유일한 저작권자로 둔갑하고 말았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어제의 판결로 우리는 암울한 역사와 되풀이하여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5.16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정권, 광주 시민을 학살한 전두환 정권은 민주주의를 외치는 수많은 국민을 투옥했습니다. 좌경용공으로 매도하고 내란음모로 옭아맸습니다. 눈에 거슬리는 야당 정치인에 대해서는 때로는 협박으로, 때로는 회유로 탄압하고 길들이려했습니다.

 
  '정상'과 '비정상'을 이야기 하는 연극 '은하수를 아시나요' , 3월 9일까지 대학로 정미소
 
쿠데타로 잡은 권력을 대물림한 박근혜 정권, 역대 독재정권의 반민주적이고 반역사적인 행태마저 그대로 빼닮았습니다. 국정원 대선 개입이 드러나 정권 출범 초기부터 정통성 위기에 몰린 박근혜 정권의 초조함은 시대착오적 공안세력을 앞세워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을 만들어냈습니다. 정권의 뜻에 반하는 자에겐 언제든 반역의 올가미를 씌울 수 있다며 위협하는 이유, 민주와 진보세력을 뿌리부터 잘라내 그들만의 세상을 영원히 이어가려는 의도입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다시 오지 않으리라 여겼던 시대가 현실이 되었습니다. 너무나 많은 국민들께서 실망하고 좌절하며 고통 속에 지내고 계십니다. 이 불행을 미처 막지 못한 무거운 책임이 진보를 자임해온 저희들에게 있습니다.
 
이 정권은 저희들에게 자주 민주 평등 평화통일의 염원을 포기하라고 요구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 길을 잃지 않는 것이 국민 여러분과 우리 역사에 대한 저희의 첫 번째 의무라고 여깁니다. 우리가 굴욕과 독재, 차별과 분단 아래에서 영원히 살아갈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오랜 분단 체제 아래 극도의 증오가 팽배한 사회, 미국에 평등한 관계를 요구하면 북을 편든다고 공격당하는 사회, 박근혜 정권에 맞서면 불경죄로 치도곤당하는 사회, 과거 독재의 잘못은 바로잡아도 눈앞에 벌어진 독재는 극복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가 자주 민주 평등 평화통일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또다시 많은 희생이 요구될 것입니다. 누군가 치러야 할 희생이라면 저희가 감당하겠습니다. 불행을 막지 못한 자로서 마땅히 져야 할 책임입니다.
 
저희를 감싸주시는 분들도 매운 회초리 한 대 때리고 싶은 마음 가지고 계신 것, 알고 있습니다. 고맙게 받겠습니다. 고단한 노동자 농민 서민의 곁으로 더 다가서겠습니다. 분단과 독재의 역사로 상처입은 국민 여러분의 아픈 마음속에 저희의 진정이 받아들여져 자주 민주 평등 평화통일을 함께 염원할 수 있도록, 말과 행동에서 마음과 태도에서 저희 스스로를 더 다듬어 가겠습니다. 좌절하지 않고 움츠러들지 않음으로써 원망 섞인 기대에 옳게 답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호소 드립니다.
 
저희의 책임을 먼저 다하겠습니다. 그러나 저희들 힘만으로는 파괴된 민주주의를 살려낼 수 없습니다. 민주주의와 민족화해, 평화번영의 길을 닦아주신 국민들께서 나서주셔야 합니다.
 
87년 6월 항쟁으로 떨쳐나서 2000년 6.15선언을 뜨겁게 지지하고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맞섰던 거대한 저항으로 민주주의를 되찾는데 나서셨던 분들, 노동자 농민 서민 일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희망의 정치에 두 차례나 10%가 넘게 지지해주신 분들이 국민입니다. 이토록 거대한 힘을 가진 우리 국민이 한 목소리로 독재의 출현에 저항하는 것을 야권의 무기력과 방임이 자꾸만 가로막고 있습니다. 진보 민주 개혁세력의 분열로 인한 체념이 우리 국민이 하나의 힘으로 굳게 단결하는 것을 저해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나서서 반박근혜 민주수호 행진을 만듭시다. 야권의 무기력도 분열도 그 행진 속에서만 극복될 수 있습니다. 행진이 가로막혀 어려울 때면 진보당의 당원들, 후보들이 앞에 서겠습니다. 희생을 각오한 저희들입니다. 행진이 축제가 되면 뒤에서 따르겠습니다. 민주주의가 살아나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내란음모사건의 잘못된 판결을 바로잡는 양심의 목소리에 함께 해주시기를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한국 민주주의의 사망선고인 정당해산을 함께 막아내 주시기를 호소드립니다. 이 모든 사태를 만들어낸 분단의 적대의식을 함께 허물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더욱 겸허한 모습으로 국민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2014년 2월 18일 통합진보당 대변인실
 
[시사코리아=권종민 기자] lullu@sisa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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