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게도 숨기고픈 과거가 있다

‘황태자’ 결혼 통해 되짚어본 LG그룹 어두운 가족사

김정유 기자 | 기사입력 2009/09/21 [09:27]

그들에게도 숨기고픈 과거가 있다

‘황태자’ 결혼 통해 되짚어본 LG그룹 어두운 가족사

김정유 기자 | 입력 : 2009/09/21 [09:27]
친자 원모 씨 비명횡사에 구본무 회장 ‘눈물’… 후계위해 조카 양자로 입적
구본능 회장과 부인 나이차 무려 17살… ‘세 번 혼인 두 번 이혼’ 가족사도

 
▲ 구본무 LG그룹 회장(좌),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중), 구광모 LG전자 과장    

최근 LG가(家)의 장남인 구광모 씨 결혼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동안 이슈가 됐었다. 삼성, 신세계 등 다른 재벌그룹 3세들은 이미 경영 일선에 나와 있는 반면, LG의 3세, 구 씨는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기 때문. 정확한 일시와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9월 말 식을 올리기로 한 광모 씨의 결혼소식은 그 자체만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이런 관심은 한동안 굴곡(?)이 있었던 LG가의 가족사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조카를 양자로 입적시킨 구본무 회장의 사연, 구광모 씨의 친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17살 차이나는 두 번째 부인과의 재혼, 그리고 구자원 LIG손해보험 명예회장의 여동생 구 모 씨의 ‘세 번의 결혼과 두 번의 이혼’까지. ‘황태자’ 구광모 씨의 결혼소식을 계기로 ‘숨기고 싶은’ LG가의 가족사를 조심스레 짚어 봤다.
 
LG가의 ‘황태자’ 구광모 씨가 드디어 백년가약을 맺는다. 상대는 (주)보락 정기련 대표의 맏딸 효정 씨다.
 
미국 유학시절에 만난 이들은 사랑을 키워 결혼에까지 골인하게 됐다. 결혼식 일정과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다. 시끄러운 것을 싫어하는 LG가의 가풍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일정이 알려지지 않아도 이들의 결혼은 충분히 재계의 관심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타 기업들의 3세가 이미 경영 일선에 나와 있는 반면, 베일에 싸여있던 LG의 3세가 이제야 공식석상에 나섰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장자승계’라는 전통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동생,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아들인 광모 씨를 양자로 맞아들였던 사연을 알고 있다면 더더욱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이번 광모 씨의 결혼 소식의 관심이 LG의 가족사로 자연스럽게 옮겨지는 이유다.
 
동생 아들 양자로 삼은 사연
 
하지만 광모 씨와 관련된 LG가의 가족사는 그리 밝지만은 않다.

구본무 회장이 광모 씨를 양자로 들이기 전, 구 회장에게는 듬직한 친아들이 있었다. 이름은 구원모. ‘장자승계’의 전통을 이어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구 회장의 외아들이었다. 구 회장은 원모 씨가 장차 그룹을 이끌어갈 LG가의 수장이 될 것이라 전혀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원모 씨는 아버지의 바람을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1994년 6월, 당시 20세의 나이로 비명횡사했기 때문이다.
 
장차 그룹을 이끌어갈 아들의 죽음에 부모인 구본무 회장과 부인인 김영식 여사의 충격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룹도 마찬가지였다. 유교적 가풍이 강해 ‘장자승계’의 전통을 가진 LG그룹에서 종손인 원모 씨의 죽음은 향후 경영구도에도 큰 영향을 가져올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당시 구 회장의 충격은 상당했다. 원래 무교였던 그가 부인인 김영식 여사를 따라 불교에 귀의한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만큼 심적인 안정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연유로 구 회장은 원모 씨의 위패를 서울 삼청동 칠보사에 안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 회장은 언제까지 슬픔에 잠겨 있을 수는 없었다. 1995년에 공식적으로 LG그룹 회장으로 취임, 그에게는 향후 후계구도도 신경 써야 할 의무 아닌 의무도 있었다.
 
때문에 늦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출산을 계획하게 된다. 특히 당시 김영식 여사는 중국 등지를 돌아다니며 아들 낳는데 용하다는 명의를 쫒아 다니기도 했고, 또 진료까지 받곤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1996년, 구 회장과 김 여사 사이에서 늦둥이가 태어나게 된다. 그때 태어난 아이가 바로 연서 양이다. 노부부에게는 귀여운 딸이지만 여자들의 경영 참여가 제한되는 LG가에서는 곧 실패(?)로 여겨졌다.

구 회장과 LG는 경영을 이끌어갈 후계자가 필요했다. 결국 지난 2004년 구 회장은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 광모 씨를 양자로 맞아들이게 된다.
 
▲ LG트윈타워    

 
‘황태자’와 새어머니 겨우 12살 차이?
 
광모 씨의 친부이자 구본무 회장의 바로 아랫동생인 구본능 회장도 숨기고픈 가족사를 가지고 있다. 광모 씨를 낳은 첫 번째 부인 강영혜 여사와의 사별이 그것이다.
 
1976년 구본능 회장과 결혼한 강 여사는 희성금속 감사를 지낸 강세원 씨의 딸이다. 하지만 그는 1996년, 아들인 광모 씨가 한창 대입시험에 몰두하고 있을 즈음 교통사고로 비명횡사한다. LG가의 며느리는 그렇게 소리 소문 없이 세상을 떠났다. 아들 광모 씨 역시 그 당시의 충격으로 대입시험을 망쳐 미국으로 건너갔다고 한다.

하지만 구본능 회장은 부인과 사별한 지 채 2년도 안된 1998년, 지금의 부인인 차경숙 씨와 재혼하게 된다. 부인인 차 씨는 전남 완도 출신의 기업인인 차영규 씨의 딸로 두 사람의 나이차는 무려 17살이나 된다. 거기다 아들이었던 광모 씨와 차 씨의 나이차가 겨우 12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는 점은 더 놀라운 사실이다.
 
특이한 이혼경력 가족사도
 
LG가는 ‘이혼의 가족사’도 안고 있다. 고 구인회 창업회장의 조카인 구자원 LIG손해보험 명예회장의 맏딸인 지연 씨 역시 한 번의 이혼 경력이 있지만, 여동생 고 구자애 씨의 특이한 이혼 사연이 더욱 눈길을 끈다. 간략히 말하자면 ‘세 번의 혼인과 두 번의 이혼’이다.

1963년 구 씨는 다섯 살 연상의 의사인 형제의원 원장 정승화 씨에게 시집을 간다. 그 후 두 사람은 2남 1녀를 사이에 두지만 결국 결혼 17년 만에 이혼을 선택한다. 하지만 특이한 것은 이 두 사람이 이혼을 결정한 1980년 그해, 또다시 혼인신고를 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 두 사람은 5년 후인 1985년에 또다시 이혼신고를 했고 1992년에는 혼인신고까지 이전과 똑같이 반복했다. 유교적 가풍이 강한 LG가에서 ‘세 번의 혼인과 두 번의 이혼’이라는, 그리 좋지만은 않은 기록이 나온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김정유 기자 thec98@sisa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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