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이 실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안보당국이 1일 밝혔다.
그동안 김정은 제1위원장의 후견인 역할을 하면서 핵심 권력을 행사한 것으로 평가되는 장성택의 실각은 북한 권력 구도의 대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다.
국가정보원은 3일 "최근 노동당 행정부 내 장성택의 핵심 측근들에 대한 공개처형 사실이 확인됐으며, 장성택도 실각했을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을 국회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 등에게 보고했다.
국정원은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11월 하순 북한이 당 행정부 내 장성택의 핵심 측근인 리룡하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을 공개처형한 이후 장성택 소관 조직과 연계 인물들에 대해서도 후속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제1부부장과 장 부부장이 장 부위원장의 '오른팔'과 '왼팔'이며 장 부위원장은 "자취를 감췄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공개처형 사실은 믿을만한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된 사항"이라며 "숙청 범위는 현재 진행 중인 상황이라 예단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장 부위원장은 김정은 제1위원장 집권 이후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함께 핵심 권력의 양대 축을 이뤘다. 장 부위원장은 군부에 대한 당 우위의 정치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장경제 요소 도입을 비롯한 각종 경제개혁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에서 장 부위원장의 심복에 대한 비리 혐의를 포착하고 내사에 들어가는 등 일각에서 견제 움직임이 나타났고 장 부위원장도 올해 들어 공개활동을 자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에 따르면 장 부위원장은 작년에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공개 활동에서 106차례나 수행했으나 올해는 수행 횟수가 49차례로 급격히 줄었다. 지난달 6일 북한을 방문한 안토니오 이노키(Antonio 猪木) 일본 참의원 의원과 면담한 이후로는 한 달 가까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안보당국은 "현재 장성택은 모든 직책에서 해임됐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당 행정부는 기능이 무력화되거나 해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예상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고모이자 장성택의 부인인 김경희 당 비서는 남편과 사이가 나쁨에도 '(장 부위원장을) 실각까지 시켜야 하느냐'는 의견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