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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경제개발구’계획 역시 ‘섬개방형식’

최상권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13/12/03 [13:51]

김정은의 ‘경제개발구’계획 역시 ‘섬개방형식’

최상권 논설위원 | 입력 : 2013/12/03 [13:51]
1행정구, 13경제개발구 모두 정치 중심지인 평양과 멀리 떨어진 곳
김일성, 김정은의 유훈통치를 그대로 답습하여 반드시 실패할 것
 
북한 김정은이 지난 3월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각 도에 경제개발구를 설치하라고 지시했었고 지난 5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에서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세금 등의 특혜를 담은 「경제개발구법」을 제정하였다.
 
▲ 최상권 논설위원
이로 인한 결과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1월 21일 "북한 각 도에 경제개발구들을 내오기로 결정하였다"며 공포하였다. 그 주요 내용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으로 각 도에 외자유치와 경제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1개 행정구, 13개 ‘경제개발구’ 추진계획이다.
 
특히 보도 내용에서 "신의주시의 일부지역에 특수경제지대를 내오기로 했다", "특수경제지대에는 북한주권이 행사된다."라고 발표한 것을 볼 때 2002년 김정일이 실패한 ‘신의주 행정특구’를 재개발할 것임을 시사했다.
 
당시 김정일 주도로 입법·사법·행정자치권을 부여하는 신의주행정자치구를 야심차게 추진했지만, 중국 최고책임자와 당국 간에 사전 조율이 없었다.
 
특히 중국이 동북3성 개발의 교두보로 삼고자 했던 단둥개발구에 역점을 두었던 시기였고 이와 인접한 북한 신의주행정구가 해악을 끼친다고 판단하였던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김정일이 특단의 조치로 임명한 외국인 초대장관인 양빈을 발표하자, 그를 전격적으로 체포하고 탈세혐의로 구속시키면서 신의주행정구는시작도 하지 못하고 좌초되어 버렸다.
 
그 수개월 후로 김정일은 ‘금강산 관광특구’와 ‘개성(공업단지)경제특구’를 차례로 개방하게 된다. 이번 발표로 보면, [1.압록강경제개발구]로 평안북도 룡운리를 신의주시에 편입시켜 개방하고, 평안북도에 [2.신평관광개발구]를 [3.송림수출가공구]의 기능을 복합적으로 개방한다고 하였다.
 
또한 자강도 만포시 미타리와 포상리에 [4.만포경제개발구]를, 위원군의 덕암리와 고성리에 [5.위원공업개발구]를 설치한다. 강원도 원산시 현동리에 [6.공업개발구]가, 함경남도 함흥시에 [7.흥남공업개발구], 북청군 문동리, 부동리에 [8.북청농업개발구], 함경북도에는 [9.청진개발구], [10.어랑농업개발구], [11.온성섬관광개발구], 양강도에는 [12.혜산경제개발구], 남포시에 [13.와우도수출가공구]를 각각 개설한다고 하였다.
 
이번 발표에서 특이한 점은 북한이 지난 11월 11일 외국기업과 합작으로 착공식을 한 [개성고도과학기술개발구]와 일본 언론에 [국제녹색모범기지]로 소개된 황해남도 강령군은 경제개발구에 포함되지 않았다.
 
북한이 경제개발구 13곳과 신의주의 경제특구 개방을 공식 발표함에 따라 향후 외자유치에 의욕을 보였지만 그 내용을 분석하면 김일성과 김정일의 유훈통치의 답습에 불과하여 실패할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경제개발구의 개방 위치를 보면 함경북도가 3개소, 자강도와 황해북도, 함경남도에 각각 2개소를 개방하지만 정치중심지인 평양과 가까운 황해남도와 평안남도는 한 개소도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북한이 그동안 서방의 자본주의 사조가 침투할 것을 우려해 평양과 가장 먼 곳에 경제특구를 설치한 섬(島)개방형식 특구운용, 철저망식 경계 또는 모기장식 차단 및 황색바람 경계론 등으로 운용하였던 김일성과 김정일의 경제특구운용방식과 동일하다고 판단된다.
 
북한 김일성이 개방한 최초의 ‘나진․선봉경제특구’를 개방하였고 이를 운용한 실패 요인을 분석하면, 현재까지 수차례 북한경제특구 개방 역시 동일한 실패요소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북한의 4대 경제특구 개요 -



구 분



특구지정시기

특구 특징

특구 면적

(㎢)

특구 성격

개방 주도

나진․선봉

경제무역지대

1991. 12. 28

외국인투자기업허용

외자유치촉진

621

무역형

김일성

신의주

행정특구

2002. 08. 12

일국양제형자치권보장

법률제도 50년 보장

132

종합형

김정일

금강산

관광지구

2002. 10. 23

육로 및 해상 관광

한국 기업 인프라개발

100

관광형

개성

공업지구

2002. 11. 13

외국인투자기업허용

한국 기업 인프라개발

65.7

무역형

※출처 : 최상권, “북한의 경제특구 : 현황과 과제”, 북한학보 제34집 1호, 2009년

김일성은 1991년 12월 28일 정무원 결정 제74호에서 함경북도와 나진시와 선봉군을 합친 621㎢ 지역을 ‘나진·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로 선포하고 나진, 선봉, 청진을 자유 무역항으로 지정하였다. 

그러나 김일성은 중국과 달리 북한지역의 종심이 좁아서 자본주의-시장경제 사조가 급격하게 유입되어 사회주의 체제붕괴가 우려되어 [나진·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의 명칭에서 ‘자유’를 삭제하고 경제특구 지대에 대한 북한주민의 출입통제를 강화하고 철조망식, 모기장식, 황색바람경계론 등의 강력한 물리․심리적인 조치를 철저하게 취하였다. 

그리고 계속된 군사적 도발로 남한과의 관계 악화와 ‘핵무기 실험’-‘장거리미사일 발사’ 문제로  미국과의 긴장고조 및 UN의 안보리 경제제재 등 정치적, 국제적 상황의 악화와 ‘북한의 경제3난(식량․오일․외화)’으로 인한 취약한 SOC와 인프라 및 국제교역 관련 법률의 미비 등으로 인해 실패하고 말았다. 

이러한 동일한 실패 요인은 김일성과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에 이르기까지 유훈통치로 인해 계속 세습되고 있다. 작금에는 설상가상으로 김정은이 “핵무기까지 보유하면서 북한경제까지 부흥시킨다.”는 구호를 부르짖는 것은 북한주민을 외화벌이에 더욱 떠밀게 되고 그 고충은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개성과 금강산은 남한기업이 인프라조성을 전적으로 도와서 연명하고 있고 특히 개성공단의 전기 역시 남한전기가 공급되면서 최악의 경우 남한에서 단전하면 공단이 자동 폐쇄될 상황이다. 이번에 발표한 김정은의 경제개혁조치 역시 향후 열리게 될 6자회담을 유리하게 이끌고자 하는 노림수로 보인다. 

또한 정치․경제적인 맹방인 중국의 지지와 미국을 겨냥한 대외적인 개혁·개방에 대한 변화된 모습에 대한 홍보효과를 극대화 하고 더불어 북한주민들에게는 ‘김정은’식 변화의 바람을 보여주는 신기루와 같은 현실 불가능한 전시행정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된다. (cocom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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