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정부의 경찰 치안정감 인사에서 이금형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이 경찰대 학장으로 내정되면서, 1945년 경찰 창설 이래 첫 여성 치안정감이 탄생했다.
이 내정자는 1977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해 경찰 역사상 두번째 여성 경무관(2009년)과 첫 여성 치안감(2011년)이라는 기록을 차례로 세우고 임용 36년 만에 치안정감까지 오르게 됐다. 치안정감은 차관급인 경찰청장(치안총감) 바로 아래 계급이다. 경찰 내에서 치안정감 직위는 서울경찰청장, 경기경찰청장, 경찰대 학장, 부산경찰청장, 경찰청 차장 등 5자리 뿐이다. 이 내정자가 치안감에 오르기 전까지 가장 높은 계급의 여성 경찰은 2004년 여성으로 처음 경무관으로 승진했던 김인옥 전 제주경찰청장이었다. 충북 청주 출신인 이 내정자는 청주 대성여상을 졸업하고 1977년 순경으로 경찰에 임용됐다. 가장 말단직부터 시작했지만 경찰청 과학수사계장, 서울 마포경찰서장, 경찰청 여성청소년 과장, 교통관리관,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 광주경찰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고 재직 기간 동안 박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이 내정자는 2005년 성매매특별법 시행 당시 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으로 근무하며 '성매매와의 전쟁'을 주도해 이름을 알렸다. 또 2011년 5월 광주지방청장으로 부임해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에 대한 특별수사팀을 편성, 재수사를 통해 성폭력 교사 등 14명을 형사 입건했다. 이 내정자는 재직 기간의 상당 부분을 여성·청소년·생활안전 분야에서 근무해 이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이 때문에 새 정부의 국정 목표인 '4대 사회악 척결'을 실현할 적임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업무에 있어서는 남성 경찰을 능가하는 적극성과 추진력으로 정평이 나 있지만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자상함으로 부하 직원들을 대해 조직 내에서 신망이 두텁다. 일각에서는 이 내정자의 승진이 향후 여성 경찰의 고위직 진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560여명인 총경급 이상 경찰 간부 중 여성은 불과 10명으로 2%가 채 되지 않는다. 이 내정자를 제외하면 경무관으로는 설용숙 분당경찰서장이 유일하고 나머지 8명은 총경이다. 경찰 조직 특성상 계급이 올라갈수록 여성은 승진하기 어려운 구조다. 하지만 앞으로 단행될 치안감, 경무관 인사에서 여성 경찰들의 약진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여러 차례 여성의 고위직 진출 확대를 약속했고 정부도 '첫 여성 대통령 시대'를 맞아 이를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이다. 사상 첫 여성 경찰 총수 탄생의 가능성도 활짝 열렸다. 이성한 신임 경찰청장의 임기는 2년이다. 해양경찰청장이 경찰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5명의 치안정감 중 1명이 경찰청장으로 임명될 예정이다. 통상 경찰청장은 서울경찰청장이나 경기경찰청장이 승진 임명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경찰청 차장(김기용)이나 부산경찰청장(이성한)이 경찰청장에 임명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런 추세라면 이 내정자도 2년 뒤 유력 후보군에 꼽힐 수 있다. 각종 집회 시위와 사건 사고가 빈발해 중도 퇴진하는 경우가 많은 서울·경기 경찰청장에 비해 경찰대 학장이 더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저작권자 ⓒ 시사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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