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동안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북 경산 고교생 최모(15)군의 투신자살 사건과 관련, 최군이 졸업한 중학교 측이 '학교폭력'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14일 경북도교육청과 경산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숨진 최군의 유서에서 가해학생으로 지목된 배군과 김모(15)군이 지난해 각각 2회와 1회씩 상담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 배군은 중학교 3학년 당시인 지난해 4월17일 J중학교 위클래스 상담교사에게 '학생 괴롭힘' 관련 문제로 상담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그동안 J중학교는 최군의 투신자살 사건 초기부터 지금까지 줄곧 숨진 최군과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에게서 학교폭력과 관련해 아무런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주장해 왔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J중학교 측을 상대로 숨진 최군이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최근 2년 동안의 기록을 모두 조사해 상담 기록지를 발견했다"며 "자료가 흩어져 있어 학교측도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이 상담을 받았던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J중학교의 학교폭력 은폐 의혹은 이 뿐만이 아니다. 숨진 최군은 지난 2011년 여름 가해자로 지목된 김군에게 폭행을 당해 다리에 멍이 든 적이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당시 숨진 최군이 3일 동안 무단결석해 담임교사가 최군에게 반성문을 쓸 것을 지시하면서 밝혀졌다. 숨진 최군은 반성문에 '김군이 때려 결석했다'고 적었다. 당시 담임교사는 최군과 김군의 부모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린 뒤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결국 최군이 유서에서 가해자로 지목한 김군에게 폭행을 당해 3일이나 무단결석을 했었음에도 불구하고 J중학교 측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것이다. 이와 관련해 J중학교 측에 전화 및 방문을 통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거부했다. 한편 경북도교육청은 J중학교 측을 상대로 조만간 감사를 벌여 학교폭력에 대한 은폐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관련자를 문책, 징계할 방침이다. 허관우 기자 (ted27@sisakorea.kr) <저작권자 ⓒ 시사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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