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전 대선후보를 겨냥해 민주통합당 등 야권의 견제가 심해지고 있다.
5·4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선 패배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주류와 비주류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민주당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복잡해진 셈법에 애를 먹고 있다.
일단 당내에서는 자성론과 안 전 후보에 대한 견제 움직임이 공존하고 있다. 특히 노원병 후보 공천을 놓고 신중론을 강조하고 있지만 당내 의견은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우리가 노원병에 후보를 냄으로써 참여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문제에 대해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결정을 해야 한다"면서도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의원은 "사회적, 도덕적으로 과연 X파일을 공개한 행위가 의원직을 상실할 만큼 부도덕한 행위였는지에 대해 민주당이 공당이라면 판단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노원병에 참여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문제에 대해서는 공론화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출마 여부와 상관없이 노원병에서 빚어진 의원직 상실 사건이 법리적으로는 사법부의 옳은 판단일지 모르지만 정치적, 사회 정의적 차원에서 바라본다면 받아들이기 힘든 결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TBS라디오 '열린아침 송정애입니다'에 출연해 "저희가 제1야당이고 중요한 선거이기 때문에 후보를 내야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공감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우 원내수석부대표는 "그러나 박근혜 정부에 맞서서 견제할 세력을 제대로 만들려면 이번 노원병에서 선거승리가 중요하다"며 "후보단일화를 해야 되는 중요성도 있어 고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우 원내수석부대표는 "안 전 후보가 요즘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한 대답으로 '대승적 차원에서 정치력을 발휘해 모범적으로 푸는 쪽이 국민에게 인정받을 것'이라고 했는데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다"고 비판하면서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 방송의 공정성은 우리가 내려놓을 수 없는 중요한 가치이고 원칙인데 이런 부분에 대해 모범적으로 풀고 정치력을 발휘한다는 게 우리보고 양보하란 이야기인지 아닌지 애매모호하게 이야기 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현상에 대해 책임있는 정치인으로서 보다 구체적으로 국민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화법으로 현실에 대해 분명한 어조로 이야기를 해야 국민들이 그것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며 "너무 두루뭉술하고 잘 이해가 안되는 말을 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서 안 전 후보가 내놓은 정부조직법 처리 방안에 대해 "정부여당, 국회도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행정권도 장악한 박근혜 정부와 야당을 놓고 둘 다 똑같이 놓고 둘 다 양보하라 하는건 약간 현실을 도외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국정운영의 책임은 야당에 있는 게 아니고 여당과 청와대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양보하고 협상안을 만들고 야당을 설득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것은 야당 몫이 아니라 정부 여당 몫"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홍영표 의원은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단일화 과정에서 미래 대통령이라고 표현해 달라고 한 것은 사실이다"라고 주장하며 안 전 후보를 압박했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저도 문재인 후보 캠프 상황실장이었기 때문에 단일화 과정에 직접 협상에 나서진 않았습니다만 중요한 내용들은 제가 대부분 파악하고 있었다"며 "당시에 저희들이 그렇게 확인을 했고 저희 캠프에서 아주 극소수지만 그렇게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물론 기본적으로는 문재인 후보나 민주당의 한계와 문제점, 이것들이 선거패배에 중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선거 캠페인 막바지에 안 전 후보측의 미지근한 선거지원운동 이것도 막판에 표결집을 하는 데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노원병에서 출마한 진보정의당 김지선 후보는 이날 YTN 라디오 '김갑수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전날 안 전 후보의 귀국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안 전 후보를 압박했다.
김지선 후보는 안 후보가 부산 대신 수도권에 출마한 이유로 '지역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것에 대해 "사실 이해가 좀 안 된다"며 "고(故) 노무현 대통령께서 부산의 지역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서 부산으로 출마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또한 안 후보가 노원에 대해 '중산층 거주지역'이라고 말한것에 대해서도 "노원은 대표적인 서민들의 거주지역이다 상황판단을 잘못하시는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
구종률 기자 (
jun9902@sisakorea.kr)